리움 ‘한국건축예찬展’

우리나라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12개의 세계 문화유산을 비롯하여 궁궐과 사찰, 전통마을 등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은 건축물들이 전국에 많다. 하지만 이처럼 훌륭한 건축물도 너무 익숙하거나 일상에 묻혀 그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잘 모를 때가 많다.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이 삼성문화재단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 전은 그처럼 몽매한 시각에 일침을 놓는 전시다. 전시는 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선암사,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도산서원, 소쇄원, 양동마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전통 건축 10곳을 선정한 후 하늘(天)과 땅(地), 사람(人)을 존중해 온 선조들의 정신을 재해석하여 3부작으로 연출됐다.

첫 번째 파트에선 불교사찰과 조선시대 유교문화를 반영하는 왕과 왕실의 사당인 종묘를 ‘침묵과 장엄의 세계’라는 주제 아래 종교적, 정신적 세계관과 관련시켜 보여준다. 그리고 궁궐건축과 함께 성곽, 관아건축을 포함시켜 ‘터의 경영, 질서의 세계’라는 주제로 지배 권력에 의한 통치이념과 터의 경영, 건축적 조영을 되짚어본다. 마지막은 서원과 정원, 민가를 하나로 엮어 ‘삶과 어울림의 공간’에 나타난 건축을 다뤘다.

전시에서는 이 같은 주제 아래 주명덕·배병우·구본창·김재경·서헌강·김도균 등의 사진 작가들과 박종우 영상감독이 2년 넘게 현장을 찾아다니며 만들어낸 사진과 영상을 만날 수 있다. 하버드대 옌칭도서관에 소장되어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숙천제아도’와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궁궐도인 ‘동궐도’(국보 249호), 18세기 서대문 밖 경기감영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경기감영도’ 등 귀중한 고미술품들도 전시된다.

전시 관련 프로젝트로는 ‘금동대탑’의 3D 스캔과 9층으로 추정 복원한 영상, 석굴암(사진)의 축조과정을 3D로 재현한 영상, 해인사와 불국사의 가람배치를 비교 연구한 전봉희 교수의 ‘사찰의 가람배치’가 선보인다. 이외에도 종묘건축과 제례악을 3채널 영상으로 보여주는 박종우 감독의 ‘장엄한 고요’를 비롯하여 양동마을 향단의 내부풍경을 담은 가상현실(VR) 파노라마 영상, 양동마을의 무첨당을 실제 크기로 재해석한 김봉렬 총장의 ‘한옥구조의 재해석-유첨당’ 등이 소개된다.

교육프로그램 등도 다양하다. 승효상·김봉렬·유홍준·배병우·전봉희 등의 강연이 준비돼 있다. 또 평일에는 20세 미만 청소년 기획전 무료 입장 제도를 운영, 수능을 마친 수험생과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 등 청소년들이 우리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과 품격 등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교과연계 미니워크북과 디지털 워크북 등은 청소년들이 우리 역사와 전통 건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리움 관계자는 “173인치 스마트 발광다이오드(LED) 사이니지 비디오월을 비롯하여 95인치 대형 스마트 사이니지를 통해 사진 작가들이 담아낸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현장에서 보는 듯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며 “이번 전시가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우리 건축문화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2016년 2월 6일까지.

이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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