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채프먼 170.6㎞… 엄정욱 160㎞다부진 체격·유연한 투구 필수
강속구 투수 팔꿈치 부상 잦아

日 오타니, 162㎞ ‘씽씽투’
박찬호, 다저스 시절 161㎞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에서 한국 대표팀이 우승했다. 그러나 한-일전으로 치러진 개막전과 4강전에서 선발 등판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 파이터스)에게는 철저히 눌렸다. 대표팀 타선을 꽁꽁 묶은 오타니의 최고 무기는 시속 161㎞ 직구. 160㎞를 넘나드는 빠른 공에 147㎞ 포크볼을 섞는 오타니의 볼 배합에 대표팀 타자들은 13이닝 동안 21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3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27·신시내티 레즈)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1158개의 직구를 던졌으며 스피드건에 161㎞(100마일) 이상 찍힌 건 336개(29%)에 달했다.

미국 스포츠과학연구소의 2010년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던질 수 있는 최대 구속은 161㎞ 전후다. 더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힘을 줄 경우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가 견디지 못한다는 것. 161㎞짜리 공을 던질 때 팔에 가해지는 압력은 무게 27.2㎏짜리 물체를 들고 투구 동작을 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이었다.

161㎞ 이상 던질 수 없다는 건 아니지만, 팔꿈치에 상당한 무리를 감수하고 투구해야 한다는 의미. 강속구 투수들이 팔꿈치를 잘 다치는 이유다.

어릴 적부터 투구 훈련을 통해 감각과 ‘내성’을 기른 투수들 중에서도 161㎞를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예는 드물다.

오타니와 채프먼처럼 160㎞를 넘는 ‘광속구’를 던지기 위해선 다부진 체격과 긴 팔, 그리고 유연한 팔 스윙이 필수다. 팔이 길면 그만큼 홈플레이트와 가까이에서 투구하는 셈이 되기에 구속을 높이기에 유리하다.

채프먼은 키 193㎝, 몸무게 93㎏이고 오타니는 193㎝, 90㎏의 건장한 체구를 갖췄다. ‘대물’ 랜디 존슨(52)은 키가 208㎝에 달했고 몸무게도 102㎏이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빠른 볼을 던졌던 엄정욱(34·SK)은 191㎝, 94㎏이고, 한국인 1호 메이저리거 박찬호(42)도 185㎝, 95㎏의 탄탄한 몸을 자랑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탈삼진 1위 놀란 라이언(68)은 188㎝, 88.5㎏였지만 1966년 데뷔한 선수임을 고려하면 당시로선 큰 체구였다.

160㎞ 이상의 공을 반복적으로 던지면 팔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기에 1∼2이닝을 막는 불펜 투수가 많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161㎞ 이상 직구를 10차례 이상 던진 투수는 마무리인 채프먼을 포함해 7명. 이 가운데 선발 투수는 네이선 이오발디(25·뉴욕 양키스·5위) 뿐이다.

선발 투수들은 완급 조절을 해야 오랫동안 던질 수 있기에 위기에 몰렸을 경우 등 전력투구를 할 때만 160㎞대 직구를 던지게 된다.

오타니 역시 한-일전 두 차례 등판에서 주로 150㎞대 직구를 던지다가 김현수(27·두산) 등 중심 타자가 나오면 160㎞로 구속을 끌어올렸다. 물론 150㎞대의 공을 지속적으로 던질 수 있는 투수도 흔치 않다. 대표팀 타자들이 오타니에게 봉쇄당한 이유.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은 2011년 채프먼이 남긴 170.6㎞다. 일본 프로야구에선 지난해 오타니와 2008년 마크 크룬(42)의 162㎞가 최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식적으로 구속을 집계하지 않는다. 국내 비공식 최고 기록은 2012년 LG 소속이던 레다메스 리즈(32·피츠버그 파이리츠)의 162㎞. 국내 선수로는 2004년 엄정욱이 정규리그에서 158㎞를 뿌렸고, 2003년 스프링캠프에서 160㎞를 던지기도 했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시절인 1996년에 스피드건에 161㎞를 찍은 바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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