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경제적 지원·배경 중요”
40代 35.1% 가장 높게 나와
‘금수저 흙수저’론 공감 받아

60代 51.3% “계층상승 가능”
40·50代 절반 이상 “불가능”

통계청 조사·KDI 연구 결과
자녀 계층 상승 비관론 확산
1994년 5.1→2013년 43.7%
‘교육 = 계층 대물림 통로’ 인식


자녀세대의 계층상승 가능성을 낙관하는 전망은 고연령, 보수, 성장우선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들 응답층은 계층상승 요인으로 개인의 노력을 중시했다. 반면, 비관하는 응답층은 저연령, 진보, 분배우선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계층상승 요인으로 사회제도와 구조를 중시했다. 특히 40대에서는 부모의 지원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높았다. 부모의 재산에 따라 금·은·동수저에서 흙수저까지 자식의 경제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이른바 ‘수저 계급론’이 이들에게 크게 공감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문화일보 창간 24주년 ‘40·50·60 세대별 정치의식’(10월 29일 공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대표 최인수)이 24일 심층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0·50대의 경우 자녀세대에서 계층상승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이 과반이었다.

40대는 59.8%가, 50대는 55.5%가 자녀의 계층 상승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해 연령대가 낮을수록 비관적인 현실인식을 보였다. 60대에서는 자녀의 계층 상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51.3%가 가능할 것으로 답해 불가능 의견(41.8%)을 약 10%포인트 앞질렀다. 이념 성향을 기준으로 보면 계층상승이 가능하다는 층은 보수가, 불가능하다는 층은 진보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60대에서 자녀의 계층 상승이 가능하다고 답한 이들의 72%는 보수 성향이었다. 40대에서 불가능하다고 답한 이들의 60.9%는 스스로 진보 성향이라고 평가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계층상승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성장우선층에서, 계층상승이 불가능하다는 응답은 분배우선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60대에서 계층상승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층의 73%는 성장우선 성향이었다. 50대에서도 이 같은 경우가 60.9%를 차지했다. 40대에서 계층상승이 불가능하다고 답한 이들의 64.8%는 분배 우선 성향이었다.

향후 자녀세대의 계층상승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0·50·60대가 세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40대는 △사회제도와 정부 정책 등 구조적 요인 37.7%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나 배경 35.1% △본인의 타고난 능력이나 노력 26.5% 등의 순으로 꼽았다. 50대는 △사회구조 35.0% △본인 능력 34.5% △부모 지원 28.7% 등으로 순서가 바뀌었다. 60대는 △본인 능력 46.8% △사회구조 31.1% △부모 지원 19.2% 등으로 1·2·3 순위가 또다시 바뀌었다. 50대 응답은 사회구조와 본인 능력을 꼽는 응답이 0.5%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고, 오차범위 내에 있으며 40대, 60대 두 세대 사이의 중간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이병일 엠브레인 상무는 “연령이 낮을수록 구조적 요인(사회제도와 정부정책)을 크게 보고 있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개인적 요인(본인의 능력·노력)을 많이 지목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상속요인(부모의 경제적 지원이나 배경)은 40대 35.1%, 50대 28.7%, 60대 19.2% 등으로 연령이 낮을수록 주요 요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세대 간 상향 이동의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는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자녀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한 부정응답은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세대 간 상향 이동 가능성 부정 응답은 1994년 5.1%, 1999년 11.2%, 2003년 19.8%, 2006년 29.0%(당시 조사부터 ‘모르겠다’는 응답 제외), 2009년 30.8%, 2011년 42.9%, 2013년 43.7% 등이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올해 초 발표한 논문에서 비관론의 확대와 관련, 교육이 ‘계층적 상향의 사다리’에서 ‘계층 대물림의 통로’로 인식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보편적 교육기회의 확대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간 학력계수와 사회경제적 지위의 상관계수를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다음 세대에 들어서는 이들 계수가 다시 높아지는 U자형 추이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능력주의(meritocracy)의 환상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논문들도 발표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저성장·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개인의 노력으로 번 소득’보다 이전 세대에서 ‘상속받은 자산’의 중요성이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최근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상속·증여가 전체 자산 형성에 기여한 비중이 1970년대 37%에서 1980년대 27.0%로 낮아졌으나, 1990년대 29.0%로 소폭 상승한 데 이어 2000년대에는 42.0%까지 올라갔다. 최근 회자되는 ‘수저 계급론’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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