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0일 경기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해마루촌 마을을 찾은 현대로지스틱스 직원들이 콩 수확을 도우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이 마을 생산품의 판로 확대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지난 10월 30일 경기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해마루촌 마을을 찾은 현대로지스틱스 직원들이 콩 수확을 도우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이 마을 생산품의 판로 확대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현대로지스틱스, 파주 해마루촌 마을 ‘콩 수확’

“잘 지냈죠? 우리 안 지가 벌써 몇 년째여… 허허.”

“여기 오면 고향 같아요. 건강하신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지난 10월 30일 경기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해마루촌 마을. 북녘 땅이 그리 멀지 않은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마을인데다 땅거미가 진 탓일까. 약간의 적막감이 몰려 왔다.

하지만 마을 회관 주변은 환하게 밝았다. 불잉걸 위에 먹음직스러운 삼겹살이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마을 주민과 1사1촌 봉사활동을 온 현대로지스틱스 직원들이 서로 쌈을 먹여 주며 정다운 시간을 보냈다. 마을 부녀회에서 하루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마련한 ‘성찬’이다. 꿀맛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장단 콩으로 이름났고 콩과 인삼을 주로 재배하는 해마루촌 마을과 현대로지스틱스가 1사1촌 결연을 통해 상생과 우의를 다진 것은 지난 2004년 7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해마다 거르지 않고 꾸준한 봉사활동을 펴 왔는데 올해 역시 빼놓지 않고 40여 명의 직원이 오전 일과를 마치자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을 떠나 한달음에 달려왔다. 또 다른 40여 명의 직원은 역시 결연 마을 중 하나인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통일촌 마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시작된 해마루촌 마을의 작업은 일손이 부족한 터여서 직원들을 단비처럼 여긴 주민들이 서로 자신들의 일터로 ‘유치’하느라 잠시 실랑이가 벌어질 정도였다. 그만큼 농번기에 인력이 부족했다. 곧 콩밭, 고추밭, 배밭으로 흩어져 풍성한 가을의 결실을 수확하느라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콩 수확을 하던 여직원들은 낫이 손에 익숙하지 않은지 한참을 잡아당겨도 베어지지 않아 잠시 웃음이 터졌다. 이를 지켜보던 조성호(67) 이장은 “낫을 대고 앞으로 가지를 밀어내야 벨 수 있다”고 자세히 요령을 가르쳐 줬다.

‘한 수 가르침’ 이후에 작업이 빨라지면서 콩 다발이 수북이 쌓이기 시작했다. 조 이장은 “낫이 모자라네. 내년에 올 땐 낫 좀 더 가져와요”라며 “이곳의 콩은 ‘쥐눈이콩’이라고 하는데 영양분이 풍부하고 밥에 넣어 먹으면 맛이 기가 막힌다”고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미 콩을 벤 콩밭에서는 밭두렁 옆 등 기계 작업을 하지 못했던 곳의 콩을 일일이 손으로 거둬들이는 작업도 이어졌다. 한 알의 콩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 농부의 마음과 애착이 느껴졌다. 충청과 경기 지역에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는 수확량이 예년만 못하다고 했다. 그런 만큼 작은 콩 하나도 함부로 하지 않을 터였다.

콩 수확을 하던 방혜진(여·31) 항공CS 소속 직원은 “낫이나 기계로 베고 나면 이런 작은 콩은 버리는 줄 알았는데 새삼 땀이 밴 농작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강솔지(여·22) 시설관리팀 직원은 “농촌에서의 봉사활동은 처음”이라며 “유익한 경험”이라고 했다. 고추 따기 역시 매운 냄새에 코를 가리거나 “빨간 것만 따면 되나요”란 말에서 알 수 있듯 초보 농군의 티를 숨길 수 없었지만, 작업이 시작되자 한두 사람의 작업량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속도를 내면서 농부들의 근심을 덜어줬다. 나이가 든 촌로들이 하자면 종일 매달려도 쉽지 않은 작업량이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콩 수확을 직접 돕는 것 외에도 매년 11월에 임진각 광장에서 열리는 장단 콩 축제에 참석해 구매하는가 하면 회사의 업(業)을 십분 살려 통일촌 마을에 택배취급점을 열어 마을 주민들을 돕는다.

또 현대로지스틱스 쇼핑몰을 통해 판로를 뒷받침한다. 매년 5월과 10월에는 빼놓지 않고 정기적으로 일손 돕기 봉사활동을 펴 왔다. 마을회관에 PC, 책상 등도 기부했다. 결연을 통한 우의가 새록새록 튼실히 다져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황규(36) 재정팀 과장은 “마을의 사과와 배를 은사님에게 빼놓지 않고 선물로 드리는데 질 좋은 농산물을 보내줬다며 매우 고마워하신다”면서 “개인적으로는 6년 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마을의 주택이나 환경이 더 세련되게 바뀐 것 같아 기분이 좋고 1사1촌 결연이 마을에 보이지 않는 힘과 정을 동시에 주는 듯싶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 이장은 “현대로지스틱스와는 기본적인 소통은 물론, 일손돕기, 판로 지원 등에서 손발이 척척 맞기 때문에 그만큼 거는 기대도 크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파주 =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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