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용기와 결단의 지도자’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용기와 결단’을 지니고 있습니다. 단지 그것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내가 가는 길이 큰길이라고 결심하면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경우가 군부정권 종식을 위한 단식이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용기였습니다. 민주화의 물꼬가 트였고 감히 신군부도 당신을 더 이상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1987년 마침내 직선제 개헌이 성사됐으나 야당은 분열됐습니다. 문민의 꿈이 무산됐습니다. 당신은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1991년 3당 통합을 이루어 냈습니다. 당시 재선의원으로 당신의 비서실장이었던 저도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며 동지들을 설득하시던 결연한 의지와 소대 병력으로 사단 병력을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찬 목소리는 지금도 귓가에 생생히 들립니다. 당신은 결국 그 꿈을 실현했습니다. ‘오만’이 아니라 ‘용기’였고 ‘결단’은 결코 ‘독단’으로 흐르지 않았습니다. 그 ‘용기’와 ‘결단’이 사람을 움직였고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강을 이루었습니다.

14대 대통령이 된 당신은 군대 사조직을 해체하고 군사정권의 그림자를 걷어 냈습니다.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 금융실명제를 단행했습니다. 공직자의 재산신고를 솔선수범해 공직자 청렴성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안가를 철거했고 역사바로세우기를 통해 두 전직 대통령을 법 앞에 세웠습니다. 그 전광석화 같은 개혁 행보로 오랜 세월 국민들의 가슴 속에 맺혀있던 응어리를 풀어주었습니다.

이제 당신의 서거로 당신의 업적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저는 당신의 공이 재조명되고 역사의 큰 별로 남으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당신은 늘 동지를 아꼈습니다. 신군부시절 그 힘들 때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지들에게 명절 때면 꼭 멸치를 보내주고 밥값을 챙겼습니다. 아끼시던 물건까지 팔아가며 늘 베풀었습니다.

존경하는 김영삼 대통령이시여.

당신은 많은 개혁을 했습니다. 시대는 늘 개혁을 요구합니다. 박근혜정부도 큰 개혁을 진행 중입니다. 공무원 연금법개혁은 그나마 성공했지만 노동개혁, 역사바로세우기 등 교육개혁, 경제살리기법 등이 산적해 있습니다. 부디 박근혜정부가 개혁을 통해 나라를 융성하게 만들고,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편안히 영면하시길.

서청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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