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이스라엘 하이파 조아라 지역에 위치한 가드너 군사학교에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한 교관들이 모여 나라사랑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난 12일 이스라엘 하이파 조아라 지역에 위치한 가드너 군사학교에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한 교관들이 모여 나라사랑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스라엘 역사·안보 체험교육 (中)■청소년단체 ‘노알’
홀로코스트 유대인 고난 역할극 등
역사 배우며 협동심·자립심 길러
前총리·前대통령도 이 단체 출신

■교육부대 ‘나할’
국가사랑 노래 부르며 軍훈련 진행
나라 위한 ‘청소년 역할’ 등 가르쳐


“새가 자라 스스로 날아가는 것처럼 자립심과 나라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 청소년들이 날개를 달고 이스라엘을 높이 날아오르게 할 것입니다.” 이스라엘 청소년단체 ‘NOAL(노알)’의 대변인 바락 셀라(30)는 11일 텔아비브 NOAL 본부에서 기자와 만나 이스라엘 사회에서 갖는 청소년단체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NOAL은 ‘일하며 공부하는 청소년’의 약자를 딴 이름이다. 청소년들이 서로 도와주며 교육하는 것이 기본 목표다. 이스라엘 건국 이전부터 활동해 건국을 주도한 청소년 운동단체 중 하나다. 지난해가 90주년일 정도로 역사가 깊다. 현재 전국 650개의 지부에서 8만5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히브리어로 새 둥지라는 뜻의 ‘켄’이 기본 단위다. 한 켄당 100~1000명 정도 규모다. 청소년의 자립을 추구하기 때문에 15~18세 학생들은 리더교육을 받고 더 어린 청소년들에게 눈높이 교육을 한다. 텔아비브 지역 중 500명 단위의 켄에서 성인 활동가는 단 한 명이다. 이 같은 청소년단체가 이스라엘 전역에 13곳이 있다.

◇정부뿐 아니라 청소년단체·지역사회·가정이 함께 만드는 교육 = 청소년단체의 핵심은 교실, 교과서를 통해서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생활과 밀접한 나라사랑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성인 리더가 아닌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든다.

주요 프로그램은 △내전이 벌어진 시리아에 옷 보내주기 봉사활동 △뗏목을 직접 만들어 갈릴리 바다 항해 △홀로코스트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이스라엘 땅으로 도망 온 유대인들의 고난에 대한 역할극 등이다. 이를 통해 세계 정세와 역사를 배우고 협동심과 자립심을 기른다. 리더들 역시 단순히 1~2년 봉사활동을 하는 게 아니다. 성인이 돼서도 계속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셀라 대변인 역시 10세 때부터 30세가 된 올해까지 20년간이나 활동해 왔다.

셀라 대변인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아이들의 사회성을 높이고 시민의식을 키워 이들이 이스라엘 사회 전체의 수준을 높이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육은 지역사회와 가정이 청소년 활동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하는 문화 속에서 이뤄진다. 안전을 위해 항상 시청 등에 활동 신고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협업이 많이 이뤄진다. 가정의 전폭적인 지지는 물론이다. 학부모들이 내는 참가비는 ‘세금’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연한 의무로 인식된다.

특히 이스라엘 교육부는 청소년 활동경비 중 50%를 지원한다. 여러 활동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방과 후 학교 내에서 시설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정부가 나라 건국에도 영향을 끼친 청소년 활동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금과 학교 시설 공유를 통해 운영을 돕고, 시청 등 지방자치단체도 여러 측면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그만큼 청소년단체의 영향력도 크다. 지난해 전수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스라엘 전체 인구 841만여 명 중 무려 20%가 이 단체에 가입돼 있거나 거쳐 간 사람들이었다. 시몬 페레스 전 대통령, 아리엘 샤론 전 총리, 여러 전쟁영웅 등 유명인 중 NOAL 출신이 많다.

◇한국과 같은 징병제 국가, 교육부대 ‘나할’이 큰 차이점 =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 징집 대상인 징병제 국가다. 전투부대뿐 아니라 ‘나할’이라는 교육부대를 운영하는 게 한국과 차이점이다. 나할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나라사랑교육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개 NOAL과 같은 청소년단체에서 리더교육을 받은 후 군입대를 연기하고 1년간 봉사활동을 한 뒤 나할에 입대한다.

나할에서는 국가안보체험교육을 주로 맡는다. 군대 체험훈련을 하는 가드너 군사학교의 교관으로도 많이 활동한다. 3곳의 학교 중 조아라 지역의 가드너 군사학교를 지난 12일 찾았다. 벽에 붙은 ‘우리는 조국을 사랑하기로 맹세했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실제 군대와 같은 훈련이 학교당 5일간 진행되는데, 당일은 훈련을 마치고 퇴소하는 날이었다. 교관들은 학생들을 보내고 나서도 서로의 어깨를 붙잡고 이스라엘을 사랑하는 노래를 부르며 기뻐했다.

이곳에서 1년간 교관생활을 한 나할 부대의 가비 두브드바니(여·19)는 “훈련 중에는 나라사랑교육도 포함되는데 가장 중시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이 나라에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브드바니는 “이민자들이 많아 애국에 대한 정도가 다 다르다”며 “애국심이 깊은 아이부터 왜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우리를 연결하는 끈인 ‘이 땅의 가치’를 교육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가드너 군사학교의 총책임자 다프나 레이보비시(여·28)는 “아이들이 관찰자가 아니라 이 나라 역사의 한 장면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려 한다”면서 “지금 이 나라가 존재하기 위해 지키는 것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스스로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텔아비브·하이파 = 글·사진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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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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