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제재땐 플라티니 출마 못해… 축구계서 퇴출 될수도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 심판관실이 제프 블라터(사진 오른쪽) FIFA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왼쪽)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부정부패에 대한 심리에 착수했다. BBC 등 외신은 블라터, 플라티니 회장이 7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 선거(2016년 2월 26일)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우려된다.
BBC, AFP통신 등 외신은 윤리위 조사관실이 블라터, 플라티니 회장의 수뢰 혐의에 대한 최종 조사 보고서를 제출했고, 심판관실이 심리에 착수했다고 24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조사관실은 FIFA의 검찰, 심판관실은 재판부에 해당하는 기구다.
한스 요아힘 에케르트 심판관실장은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의 부정부패 혐의에 대한 심리를 시작했다”면서 “필요하면 청문회를 열고 12월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관실은 블라터, 플라티니 회장의 부패 혐의와 관련해 제재를 요구하는 최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FIFA는 그러나 프라이버시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두 사람에 대해 제재를 요구하게 된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블라터, 플라티니 회장은 지난 2011년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 원)의 거액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플라티니 회장은 이 돈이 1998∼2002년 블라터 회장의 자문위원으로 일할 때 받지 못했던 급여라고 해명했으나 9년이나 지나 지급된 이유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FIFA는 지난 10월 8일 블라터, 플라티니 회장에게 90일간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둘은 결백을 주장하며 FIFA 항소위원회에 이의 신청을 제출했으나 기각당했다.
이번에는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BBC는 “FIFA 조사관실이 최소 7년 자격정지 제재를 요청하고 있지만, 심판관실은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블라터와 플라티니 회장 중 한쪽, 또는 양쪽에 추가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AFP통신은 “제재 기간이 5∼7년 사이에서 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판관실이 심리에 착수하고 외신이 장기 자격 정지 가능성을 내비치는 건 조사관실의 최종 조사보고서 내용이 심각하거나, 스위스 사법당국의 수사가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검찰은 FIFA와는 별개로 지난 9월 블라터, 플라티니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20일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계좌 거래가 120건 이상 확인됐다”고 밝혔다.
블라터, 플라티니 회장이 장기 징계를 받게 되면 FIFA 차기 회장 선거 구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플라티니 회장의 90일 자격 정지는 차기 회장 선거일 이전인 1월 5일 만료되며, 이에 따라 플라티니 회장이 출마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블라터 회장은 23일 스위스 RT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플라티니 회장이 좋은 FIFA 회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개적으로 플라티니 회장을 지지했다.
FIFA 회장 후보는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를 비롯해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바레인) 아시아축구연맹 회장, 제롬 상파뉴(프랑스) 전 FIFA 사무국장, 지아니 인판티노(스위스) UEFA 사무총장, 도쿄 세콸레(남아프리카공화국) 사업가 겸 정치인 등 5명이다. 하지만 5명 모두 ‘중량감’이 없으며 이에 따라 차기 회장 선출은 난항을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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