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필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지난 10월 30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으로의 쌀 수출을 위해 필요한 검역 요건이 타결됐다. 2009년 처음 중국 쌀시장을 두드린 지 6년 만의 쾌거다. 일반적으로 검역협상은 8단계의 협상을 거치며 통상 10년 이상이 걸리는 것을 고려한다면 참으로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의 결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으로의 쌀 수출 시장 개방은 여러 가지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우리는 관세화 유예에 따른 의무수입 물량이라는 명목 아래 중국으로부터 연간 10만t 이상의 쌀을 꾸준히 수입해 왔다. 반면 우리 쌀은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없었다. 검역 요건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 타결로 양국 간 쌀 교역의 형평성이 회복됐다는 게 가장 큰 의미다.

또한, 대중(對中) 쌀 수출은 우리나라 쌀 수급과 관련, 새로운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쌀 생산과 소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다. 1인당 소비량도 105㎏으로 우리나라 소비량(65㎏)의 1.6배에 이르며, 매년 증가 추세다. 중국 전체 쌀 수요량은 약 2억t 수준이며 그중 약 250만t이 수입된다. 수입쌀의 95% 이상이 동남아에서 주로 소비되는 장립종(인디카)이지만, 최근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우리 쌀과 같은 단립종(자포니카)의 생산과 소비가 늘고 있다. 이번에 체결된 중국으로의 쌀 수출 검역 요건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유리한 부분이 많다. 백미만 수출할 수 있는 일본과 달리 백미·현미뿐 아니라 쇄미(碎米)까지도 수출할 수 있다. 도정 공장에 부담이 되는 해충 예찰 조건도 삭제했으며, 모든 종류의 포장재가 수출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중국인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에 대한 관심 고조와 한류(韓流) 열풍은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쌀의 안전성에 고기능성, 고품질을 덧붙인다면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쌀의 수출은 2007년 처음 시작된 이래 이제 8년이나 된다. 오랜 기간 우리 쌀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도 제한해 온 탓에 그 역사가 짧다. 수출은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우리 쌀 수출은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대(對)중국 쌀 수출 확대 심포지엄’에 쌀 생산자, 가공·유통업체, 무역업체와 지자체 및 관련 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 과정에서 중국 쌀시장 진출에 필요한 다양한 방안이 나왔다. 철저한 품질과 브랜드 관리 방안, 고소득층 대상 고품질 전략, 고가인 일본 쌀과 저가인 중국 쌀 중간 정도의 틈새시장 공략 전략,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규모화와 단지화 촉진 방안, 한국을 찾는 800만 관광객 대상 우리 농산물 홍보 전략 등이 제시됐다. 한편, 국내 수출업체 간 과당 경쟁으로 잘나가던 인기 상품 시장이 사라진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유관 기관, 쌀 생산자, 쌀 가공·유통 업체, 무역회사 등으로 ‘대중국 쌀 수출 추진단’을 구성, 운영해 우리 쌀의 중국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려 한다. 대중국 쌀 수출을 위해 중국 쌀시장 조사, 바이어 발굴·매칭, 마케팅 등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우리 쌀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도록 수출 전문 단지 확대, 생력화(省力化) 기술 개발·보급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중국 쌀시장 개방을 계기로 쌀 생산·가공·유통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가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 공급 과잉, 가격 하락, 재고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쌀산업의 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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