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특성상 채팅창에 그대로 노출
불특정 다수 일일이 대응 어려워
‘마리텔’, 모니터요원 두고 걸러내


인터넷을 기반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며 연예계가 ‘악플과의 전쟁’으로 골머리를 앓자 한 프로그램 연출자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악플러’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MBC ‘마이 리틀 텔리비전’(사진)을 비롯해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V앱, 아프리카TV 등 실시간 생방송 프로그램이 많아지며 스타들은 ‘악플’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생방송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가 올리는 악플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시간 방송을 소재로 다룬 첫 예능 프로그램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 중이던 요리 연구가 백종원은 지난 7월 아버지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는 사실이 보도된 후 이와 관련된 악플로 고통받다가 결국 하차를 결정했다.

이런 일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작진은 지속적으로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따로 관리한다. 또한 전문 모니터 요원을 두고 인신공격이나 욕설이 담긴 댓글은 신속히 삭제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연출자인 박진경 PD는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파일럿 방송 이후 10개월여간 누적된 블랙리스트로 철저히 악성 유저들을 선 관리하고 있고, 생방송 중에도 세 명 이상의 관리자가 붙어 모니터링한 후 빠른 조치를 하고 있다”며 “악플의 위험성과 그것이 출연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악플 없는 ‘클린’ 채팅창과 아름다운 인터넷 언어문화 조성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은 활동을 재개한 스타들이 통과의례처럼 팬들과 실시간 대화를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감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팬들의 지지를 받지만, 안티팬이나 악플러들에게는 먹잇감이 되고 있다.

실시간 생방송에 참여했던 한 연예인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도 입에 담을 수 없는 원색적 비난이 담긴 글을 접하면 상처를 입곤 한다”며 “건전한 댓글 문화 확산을 외치는 것을 넘어 악플을 걸러낼 수 있는 구체적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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