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테스크의 대명사’로 통하는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이 새로운 작품 100여 점과 함께 되살아난다.
가디언 등 외신들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영국의 표현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미공개 작품 100여 점이 새롭게 포함된 카탈로그 레조네(Catalogue Raisonne)가 오는 2016년 초 출시된다고 베이컨 재단의 발표를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카탈로그 레조네란 한 작가의 전 예술품에 대한 해제(解題)를 붙인 도록으로, 베이컨의 전작 도록은 10년짜리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베이컨 재단 측은 “작가의 사망시기인 1992년 4월에 맞춰 내년 4월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베이컨의 일생과 작품을 추적해온 예술사학자 마틴 해리슨은 “이번 전작 도록은 베이컨의 작품들 중 3분의 1가량에 기초해 베이컨의 장단점 등 모든 면을 파헤쳤다”고 밝혔다.
베이컨은 주로 벌거벗은 그림 속 인물을 내세워 인간의 폭력성과 불안감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세기 회화의 괴물’로 불린다. 인간의 불안감에 집중하듯 베이컨은 자신의 작품들 중 상당수를 파괴하는 기괴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총 584점의 작품 가운데 절반만이 후대에 전해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해리슨은 “베이컨 전작 도록은 현재까지 알려진 그의 작품을 총망라해 놨기 때문에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컨의 첫 번째 도록은 런던의 테이트모던갤러리가 지난 1964년 출간한 것으로, 27개 작품들만 설명해 놨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당시 활발하게 활동 중이던 베이컨이 너무나 비협조적이었기 때문에 첫 도록을 출판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대로 된 베이컨 전작 도록은 사실상 이번이 최초라는 얘기다.
이번에 처음 선보이게 될 베이컨 작품 가운데는 최고 유명작이자 문제작인 ‘비명을 지르는 교황’(사진) 시리즈의 처녀작도 포함됐는데, 해리슨은 “특히 이 작품을 찾아냈다는 게 매우 흥분됐다”고 밝혔다. ‘비명을 지르는 교황’ 시리즈는 스페인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의 1650년 작품인 ‘교황 인노켄티우스 10세의 초상’에서 영감을 받은 베이컨이 1949년부터 1970년대까지 그린 그림으로 알려져 있다. 해리슨은 “내가 한 창고에서 1949년보다 더 이전에 그려진 시리즈 처녀작을 찾아냈다”면서 “이는 놀라울 만큼 훌륭한 작품은 아닐지 몰라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컨은 일반인들에게 가장 비싼 그림을 그린 화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1969년 작품인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습작’이 지난 2013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4240만 달러(약 1632억3312만 원)에 낙찰되면서, 베이컨은 ‘1억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억 달러 클럽이란 전 세계 미술품 경매에서 작품이 1억 달러 이상에 거래된 예술가들의 목록이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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