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서교 119안전센터는 금요일 저녁만 되면 전 직원이 긴장상태를 유지한다. 젊음의 거리 홍대앞과 가까운 데다 금요일 밤이면 술에 취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 의식 저하라는 출동지령을 받고 출동한 적이 있다. 단순 주취자로 예상됐지만, 출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환자는 술 때문에 정신이 혼미하고 몸에 힘이 없는 상태였다. 신고자는 병원 이송을 원했으나 단순히 술에 취한 상황으로는 병원에 가도 단지 쉬었다가 나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신고자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친구가 많이 취해 집까지 가기 힘들기 때문에 도움을 받기 위해 119에 신고했다고 했다. 결국 힘겹게 친구를 깨워 택시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보며 귀소했다.

도움을 주고 감사 인사를 받을 때 많은 보람을 느끼지만, 이렇게 단순 만취, 단순 경상 출동을 하는 동안 진짜 응급환자는 도움을 받지 못해 안타까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김준호·마포소방서 서교119안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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