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한 경제법안 표류
0%대 성장률 곧 도래”
‘1000인 지식인 선언’에 동참한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로 국회를 지목했다.
내년 4월 총선 등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국회의원들이 시급한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를 ‘나 몰라라’하는 사이 국가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문제를 두고 지식인들이 나선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서비스 산업 발전이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일자리를 만드는 데 절실한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지식인 선언에) 동참하게 됐다”며 “국회와 정부에만 맡겨서는 일이 안 되니까 지식인들이 나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지금 굉장히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 등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경제 신흥국들이 상황이 좋지 않아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과거 산업화 시대의 패러다임을 갖고는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며 “기득권이 있어 경제 제도나 구조를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고통 없이 성장할 수도 없기 때문에 아픔을 딛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승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이대로 가다가는 ‘0% 성장률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0% 성장률 진입을 경고했었는데, 지금 그 방향대로 가고 있다”며 “경기 규칙을 바꾸지 않으면 성장률 저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의 경제문제는 정치권이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정치권이 빨리 각성해 경제 활성화에 나서, 국민들에게 노력한 만큼 대접을 받는다는 인식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반성장’과 ‘경제평등’을 외치며 노력해 왔지만, 경제 양극화와 불평등은 오히려 더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좌 교수는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는 절대 양극화를 해결할 수 없는데,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에 대해서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대기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진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의욕을 갖고 일하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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