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연기, 노래, 비즈니스, 정치, 등산 등의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힘을 빼는 것이다.
특히 어깨에서 힘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어깨에서 힘을 빼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운전 경력 3년, 골프 경력 5년은 돼야 힘을 빼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된다고 한다.
이렇듯 힘을 뺀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가장 쉬운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다. 힘을 빼야 거리를 더 내고 원하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 힘을 빼야 아름다운 연주가 나오고 또 아름다운 목소리가 나온다. 힘을 빼야 일상에서도 사람 관계가 좋아진다. “그 친구,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어”라는 말을 한다. 건방지고, 무례하고, 잘난척하는 등의 상황을 대변하는 말이다.
그러니 살아가면서 매사 어깨에 힘을 빼는 것은,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산소와 같은 존재다.
권투선수 소니 리스턴은 세계적인 주먹으로 평가받았지만, 당시 풋내기인 무하마드 알리에게 KO패를 당했다. 어깨에 과도한 힘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 방에 끝내려는 무모함으로 인해 탈골됐다.
반면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정석대로 어깨에 힘을 빼고 물 흐르는 듯이 부드러운 동작을 연출해 8관왕에 올랐다.
야구나 골프에서도 어깨에 힘이 빠지지 않으면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지나치게 욕심이 들어가거나 목표에 집착하다 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 낭패를 맛본다. 등산도 마찬가지다.
보행의 기본자세는 양어깨의 힘을 빼는 것이다. 상체를 앞으로 하고 무릎을 조금 구부리고 걸어야 한다. 만약 육상선수가 달리기를 하면서 머리를 뒤로 젖힌다면 어떻게 될까. 이럴 때 코치나 감독은 분명 “힘을 빼, 긴장을 풀라고!”라는 말을 반복할 것이다.
지인 중에 소화기 내과 전문의가 있다. 그는 변비를 고치려면 가장 먼저 어깨에서 힘을 빼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환자들은 대개 변비는 치료하지 않고, 어깨 힘 빼기와 호흡법만 가르쳐 준다며 불만을 토로한단다. 살아가면서 힘을 빼면 만사형통이다.
칼린 자브란은 “부드러움과 친절은 나약함과 절망의 징후가 아니고 힘과 결단력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강하면 부러지고, 부드러우면 강해진다. 그래서일까? 한장상 프로는 “강타하면 경타하고, 경타하면 강타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살아가면서 혹 ‘어깨에 힘이 들어갔는지’는 가끔 확인해야 할 일이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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