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에서 박정화(앞에서 세 번째) 인디씨에프 대표와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에서 박정화(앞에서 세 번째) 인디씨에프 대표와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광고 평등’ 꿈꾸는 인디씨에프(INDIECF)

커피숍·식당 등 업종별 맞춤 기획
1600종 가이드 스타일 따라 선택
영상광고 게재할 매체도 기부 받아

올 소셜벤처경연대회 솔루션 ‘大賞’
美업체 등 두곳서 공동투자 유치도


“거대 자본을 가진 대기업이 광고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자본이 부족한 영세업자에게도 광고 기회를 준다면, 사회 문제인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2013년 12월 출발한 인디씨에프(INDIECF)는 누구나 저비용으로 광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해 대중에게 다가갈 기회를 얻게 하자는 ‘광고 평등’의 소셜미션을 갖고 있다. 인디씨에프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최한 2015년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솔루션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디씨에프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후릴(HOOREEL)’을 내려받으면 스마트폰으로 쉽게 동영상 광고를 제작할 수 있다. 앱에는 1600종의 광고 가이드가 들어 있다. 농·축산물, 디저트, 가공식품, 음료, 팬시 등 분야에 따라 맞춤형 광고기획이 가능하다. 같은 광고에서도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무엇으로 선택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광고가 탄생한다. 이에 더해 자막이나 더빙, 컴퓨터 그래픽, 배경음악 등을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앱에서 바로 HD급 화질로 내려받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시할 수 있고, SNS로도 공유가 가능하다.

박정화 인디씨에프 대표는 “원래 광고기획사에서 근무하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 프로덕션을 만들고 영세한 동네 슈퍼마켓 등의 광고를 만드는 일을 했다”며 “무료로 또는 저렴한 가격에 광고를 만들어 줬는데 직접 모든 광고를 제작하기에는 사회적 효과가 너무 작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광고제작자의 도움 없이 자영업자가 직접 광고를 만들 수 있다면 ‘광고평등’이라는 소셜미션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2014년 3월 광고독립만세를 외치며 ‘8·15’ 앱을 만든 건 이런 목적에서였다.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솔루션 부문 대상을 받은 후릴은 8·15 앱의 개량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8월 론칭한 후릴은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고,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까지 완벽하게 지원된다. 현재까지 다운로드 건수가 1만여 건을 넘어섰고, 비디오 피드 기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후릴을 사용해 제작한 광고를 볼 수 있다. 커피숍, 잡지, 동네 식당, 핸드메이드 비누숍 등 다양한 자영업자가 후릴을 이용했다. 20% 정도는 대만, 미국 등 외국에서 이뤄진 다운로드다.

박 대표는 소셜벤처를 시작하기 전 7년 정도 광고업계에 종사한 재원이다. 주로 정부나 대기업의 광고를 제작했다. 박 대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제가 하는 일은 원래 잘나가는 대기업을 더 성장시키는 일이었다”며 “직업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2012년 회사를 그만두고 이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말했다. 초창기 멤버는 3명이었다. 한 명은 CF 감독, 다른 한 명은 디자이너였다. 광고회사 출신인 박 대표까지 3명은 프로덕션을 만들어 영세한 자영업자나 비영리법인의 광고를 만들었다. 하지만 광고를 제작해도 어떤 매체를 이용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신문이나 TV 등은 자본이 부족한 영세업자나 비영리 단체로서는 접근성이 떨어졌다. 고민 끝에 광고 수단이 되어줄 매체를 기부받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2013년 광고 불평등 해소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독립광고협회를 만들었다. 독립광고협회는 인디씨에프와 별개로 운영되는 비영리법인이다. 협회에는 독립광고 제작·기획, 독립광고 교육, 독립광고 연구 등 광고의 건강한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다양한 단체와 개인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협회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매체 기부 사업이다. 매체를 가진 회사가 매체를 영세자영업자나 취약계층 등의 광고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박 대표는 “매체 기부를 통해 매체사는 우수한 광고 콘텐츠를 방송해 매체의 공익성을 확보할 수 있고, 도움을 받은 단체는 인지도가 올라가 우리 사회의 광고 불평등 현상이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디씨에프는 지난 10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와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자상거래 전문기업 ‘사제(Sazze)’로부터 공동투자를 유치했다. 박 대표는 “투자 금액은 공개할 수 없지만, 투자금으로 재능 있는 감독과 광고 영상을 필요로 하는 영세자영업자를 연결하는 모바일 광고영상 제작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관련기사

김영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