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경기 포천시 소흘읍 국립수목원에서 유치원생 어린이들이 산림교육 과정 중 하나인 유아숲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숲길을 걷고 있다.
지난 10월 경기 포천시 소흘읍 국립수목원에서 유치원생 어린이들이 산림교육 과정 중 하나인 유아숲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숲길을 걷고 있다.
산림청 2008년 프로그램 시작
유아숲 35곳·교육장 5곳 신축
47곳서 지도사 8000여명 배출

“공격성 완화·긍정 정서 향상”
교육부·여성부 등과 사업연계
일선학교 ‘찾아가는 해설’도

‘산림 교육’이 미래 세대인 아동과 청소년들의 ‘푸른 성장’을 도와주는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 등 각종 불안과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행복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체계적으로 체험·탐방·학습하는 프로그램이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30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유럽에서 1950년대부터 숲유치원 형태로 시작된 산림 교육이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2008년. 산림청이 유아숲 체험 프로그램, 1교 1숲, 방과후 숲교실, 주말 산림학교 등을 운영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2012년 ‘산림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 시행된 이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련 인프라와 전문인력이 공급되면서 숲이 아이들의 거대한 교실이자 놀이터로 변모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수목원, 자연휴양림, 도시숲, 산림욕장 등에 산림교육 전문가들이 배치돼 진행되고 있는 산림교육은 유아·청소년의 신체적, 정서적, 지적 측면에서 다양한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산림과학원이 밝힌 학교 숲 유무에 의한 공격성 차이 연구 등에 따르면 숲이 학생들의 스트레스와 분노, 공격성을 완화시켜주고, 즐거움, 에너지 등 긍정적 정서를 향상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자아존중감이 향상되고 사회성이 발달해 대인관계 형성과 적응력이 향상된다는 점도 입증됐다. 신체적으로는 신장과 체중, 근육량, 민첩성이 증가하고, 아토피 등 소아만성환경성 질환 증상 개선에도 효과를 보였다. 숲속의 자연물 재료를 이용한 자유놀이로 집중력, 창의성, 유창성이 증가하고 자연환경 선호, 생명 존중, 환경보호 인식 등 환경 감수성이 증진되는 등의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하시연 산림과학원 연구사는 “유아 숲 프로그램 중 하나인 ‘가을 열매와 저울놀이’의 경우 모둠별로 구해온 열매를 가벼운 순서대로 나열해 나뭇가지 저울을 만들면서 무게 중심을 이해하고 균형감각을 향상시킨다”며 “초기의 자연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 자연동화, 숲 보존의식으로 발전되고, 놀이 유형도 개인놀이에서 협동놀이로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 횡성군 둔내면 청태산 자락에 위치한 산림교육센터인 국립 숲체험원의 경우 36개 산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연간 9만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오감체험, 미션 林파서블, 나무액자 만들기, 에코 골든벨, 숲속 별이야기 등을 통해 청소년, 학교단체, 장애인, 저소득층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현재 35개소의 유아숲체험원 조성이 추진 중이고 산림교육센터도 5곳을 건립하고 있다. 산림교육을 전담할 숲 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숲길체험지도사 양성을 위해 전국적으로 47개 기관이 운영되고 있고 현재 8000여 명의 인력이 배출된 상태다. 지난해 유아숲체험 프로그램에 63만여 명,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에 33만여 명 등 모두 96만여 명이 숲교육을 체험했다.

산림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동·청소년 정책을 담당하는 다른 부처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산림청은 교육부의 자유학기제, 여성가족부의 학교밖 청소년 지원, 법무부의 보호관찰청소년 정책 등과의 연계를 통해 더 많은 아동·청소년들에게 산림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만 전국 교육청, 일선 학교 등과 211건의 업무협약을 체결, 체험학습이나 ‘찾아가는 숲 해설’ 등의 형태로 산림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민·관·학이 함께하는 범국민운동인 ‘숲으로 가자!’ 캠페인도 970개 기관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산림과학원은 보다 체계적인 양질의 산림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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