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고갈·인기개그맨 이적탓
‘10% 벽’ 붕괴 위기설 사실로
‘개그콘서트 위기론’이 현실이 됐다.
29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사진)는 전국 시청률 9.9%(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개콘’의 시청률이 한 자릿수로 추락한 것은 지난 2008년 9월 이후 7년여 만이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도 ‘10%벽’은 지켜온 이 프로그램의 심리적 지지선마저 무너진 모양새다.
‘개콘’은 최근 비슷한 시간대에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편성되며 일요일에 방송되는 유일한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는 장점을 잃었다. 게다가 방송 시간대가 겹치는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이 27%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개콘’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외부적 요인과 함께 내부에서도 위기 분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시청률 하락과 함께 ‘예전만큼 재미있지 않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소재 고갈은 ‘개콘’의 위기론이 대두 될 때마다 나오는 지적이다. ‘봉숭아학당’과 ‘달인’, ‘애정남’, ‘비상대책위원회’ 등 ‘개콘’의 인기를 견인하던 대표 코너는 실종된 지 오래다.
또 대중이 기억할 만한 캐릭터와 유행어, 촌철살인 풍자도 사라졌다. ‘베테랑’과 ‘유전자’, ‘301·302’ 등 새로운 코너를 내놓았지만 반응은 미미하다.
‘개콘’이 위기를 자초한 대표적 원인으로 ‘인력유출’을 들 수 있다. ‘고참’급을 제외하고 ‘개콘’에 출연 중인 개그맨들은 타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어렵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가 높아져도 타사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런 폐쇄적 구조 속에 대중적 인지도를 쌓고 인기가 상승한 개그맨들이 하나 둘씩 ‘개콘’을 떠나고 있다.
최근에도 ‘개콘’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인기 개그맨들이 이 프로그램을 떠나 ‘코미디 빅리그’로 이적하기도 했다.
‘개콘’에 출연 중인 한 개그맨은 “신인 개그맨을 꾸준히 육성하고 ‘개콘’의 역량을 유지하기 위한 방침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라며 “하지만 물이 고이면 썩게 된다. ‘개콘’에서 인기를 얻은 개그맨들이 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저변을 확대하며 ‘개콘’에도 계속 출연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