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선우(고경표)가 1988년 화제를 모은 스포츠 브랜드 리복의 CF 속 한 장면을 흉내내고 있다. 화면캡처
주인공 선우(고경표)가 1988년 화제를 모은 스포츠 브랜드 리복의 CF 속 한 장면을 흉내내고 있다. 화면캡처
가나초콜릿 CF에 등장해 스타덤에 오른 배우 이미연.
가나초콜릿 CF에 등장해 스타덤에 오른 배우 이미연.
의자를 밟고 넘어서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리복 CF 속 배우 이종원.
의자를 밟고 넘어서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리복 CF 속 배우 이종원.
커리어우먼의 이미지가 돋보였던 배우 심혜진이 출연한 코카콜라 CF 속 한 장면.
커리어우먼의 이미지가 돋보였던 배우 심혜진이 출연한 코카콜라 CF 속 한 장면.
1988년을 2015년으로 소화한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연출 신원호)에는 1인2역을 맡은 배우가 등장한다. 배우 이미연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1988년을 사는 주인공 성덕선(혜리)의 27년 후 모습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는 1988년에도 존재했다. KBS 2TV 드라마 ‘사랑의 기쁨’으로 데뷔한 이미연은 그해 가나초콜릿 CF 한 편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난 사랑해요. 이 세상 슬픔까지도. 젊음은 좋은 것. 하늘을 보면서 살아요∼”라는 CM송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얼굴을 알 수 없는 남성의 품에 안겨 청순한 얼굴로 초콜릿을 먹던 여고생 이미연의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극중 성덕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고 있는 혜리는 최근 가나초콜릿의 새로운 CF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이처럼 ‘응답하라 1988’은 그 시대의 분위기를 묘사하는 것을 넘어 27년간 한국 연예계를 지켜온 스타들도 재조명하고 있다. 1988년 CF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여배우 중 이미연이 있었다면, 남성 중에는 이종원이 으뜸이었다. 그는 스포츠브랜드 리복의 모델로 등장해 의자를 밟고 넘는 제스처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 장면은 ‘응답하라 1988’에서 선우(고경표)가 리메이크해 화제를 모았다. 이 때문에 이미연이 성인 성덕선 역을 맡았듯, 이종원이 선우의 성인 역할로 등장할 것이란 시청자들의 추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종원의 소속사 관계자는 “‘응답하라 1988’ 덕분에 이종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로 광고 섭외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현재 MBC 드라마 ‘위대한 조강치처’ 촬영 중이고 SBS ‘정글의 법칙’에 참여할 계획인데 아직 ‘응답하라 1988’ 출연 섭외는 없었다”고 말했다.

‘응답하라 1988’에는 1988년이 낳은 또 한 명의 슈퍼스타가 스치듯 지나갔다.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코카콜라 CF를 꿰찬 심혜진이다. 서구적인 외모에 큰 키 등이 돋보였던 심혜진은 이 광고에서 당시에는 생소했던 커리어우먼 이미지를 강조해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급부상했다. 이 광고에는 이종원 역시 함께 출연했지만 ‘일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강조한 CF 콘셉트 덕에 심혜진이 더욱 부각됐다. 이후 심혜진은 영화 ‘결혼 이야기’와 ‘비처럼 음악처럼’ 등에 출연하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1988년을 양분한 아이스크림인 브라보콘과 월드콘 역시 인기 스타들을 대거 출연시킨 CF로 맞불을 놓았다. “12시에 만나요” “살짝쿵 데이트, 해태 브라보콘”이라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브라보콘의 CM송은 박남정, 이지연, 윤복희, 이상은 등 당대를 대표하는 가수들이 함께 불렀고, 이 모습이 그대로 CF 영상으로 사용됐다. 월드콘은 베테랑 개그맨 심형래와 각광 받는 신인이었던 채시라를 앞세워 “설명 필요 없고 직접 맛을 봐요. 모두가 반해 버린 롯데 월드콘”이라는 가사가 담긴 CM송으로 대중의 뇌리에 자리 잡았다.

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학과 교수는 “‘15초의 미학’이라 불리는 CF는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활용해 짧은 시간에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 때문에 시대별 CF를 보면 당시의 트렌드와 스타 변천사, 유행과 흐름을 알 수 있다”며 “‘응답하라 1988’은 이런 요소를 갖춘 CF를 잘 활용하고 이미연을 섭외하는 등 현재와 접목해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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