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총기폭력 더는 안돼”
공화당 “전형적인 좌파 전술”


2016년 미국 대선을 향한 민주·공화당 경선의 쟁점이 이번에는 낙태와 총기 규제 문제로 옮아갈 조짐이다. 내년 2월 1일 본격적인 경선의 출발점인 아이오와 코커스를 2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11·13 파리 테러’ 이후 이슬람국가(IS) 격퇴 및 시리아 난민 수용 여부와 함께 이 문제가 앞으로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낙태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은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지난 27일 낙태 지지 단체인 ‘가족계획(Planned Parenthood)’ 진료소에서 무차별 총격으로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체포된 범인 로버트 루이스 디어(57)가 경찰 조사에서 “아기 장기는 더 이상 안 돼(no more baby parts)”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범행 동기가 낙태 반대라고 NBC 방송 등이 보도한 것. ‘가족계획’은 낙태한 태아의 장기를 일부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아왔고, 낙태를 반대해온 공화당은 이 단체의 폐지를 요구해 왔다.

이 때문에 공화당 경선 주자들은 이번 총격 사건으로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일부에서는 공화당 주자들이 표를 얻기 위해 낙태에 대해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 내면서 사실상 ‘증오 범죄’를 부추겼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공화당 주자들이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난 29일에서야 뒤늦게 입장을 밝히고, 이번 총격 사건을 낙태 반대와 연계하는 것에는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내는 이유다.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NBC 방송에 출연, “이번 끔찍한 사건은 미치광이의 짓”이라고 말했다. 휴렛팩커드 CEO 출신의 칼리 피오리나는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사건을 낙태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연결하는 것은 전형적인 좌파 전술”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벤 카슨도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증오감을 키우는 정치적 좌파들이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낙태 문제뿐 아니라 총기 규제까지 쟁점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공화당 후보들과 달리 사건 발생 직후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가족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총기 사건 희생자들의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총기에 따른 폭력은 더 이상 안 된다”면서 강력한 총기 규제 입법화에 의회가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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