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건너갔던 조선백자인 달항아리와 고려의 나전공예품 등 희귀 고미술품 두 점이 국내 경매사의 해외 경매를 통해 우리나라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
서울옥션이 29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한 제17회 홍콩 경매의 고미술품 부문에서 일본 도쿄(東京)에 거주하는 컬렉터의 ‘달항아리’(사진)가 1416만 홍콩달러(약 21억 원)에 낙찰됐다. 달항아리의 새 주인은 한국 국적의 개인이며 서면으로 1200만 홍콩달러(수수료 제외한 낙찰가)를 응찰해 낙찰받았다. 또 이날 경매에서 다른 일본인 컬렉터가 내놓은 고려나전 ‘나전칠국당초문합’ 역시 한국인 컬렉터에게 330만4000홍콩달러(4억9000만 원)에 판매돼 국내에 환수됐다.
이번에 출품된 달항아리는 높이 42㎝, 너비 42.2㎝로 2013년 일본 아이치(愛知)현 도자박물관이 발행한 책 ‘일본·중국·한국 -도자의 명품’에 소개됐을 정도로 작품성이 높은 백자다. 달항아리란 이름은 몸통의 중앙부가 달처럼 둥글다고 해 붙여졌으며, 큰 백자항아리라는 의미의 ‘백자대호’로도 불린다. 달항아리는 위쪽과 아래쪽 몸체를 따로 만든 뒤 접합한 것이어서 좌우가 비대칭인 것이 특징이다.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반까지 경기 광주의 분원관요에서 생산됐으며 현재 세계적으로 20여 점밖에 남아 있지 않다. 국내에는 국가지정문화재 가운데 국보 2점, 보물 5점이 있다.
또 이날 낙찰된 ‘나전칠국당초문합’도 국내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20여 점밖에 없는 고려시대의 나전공예 작품의 하나다. 중국 송나라 문신인 서긍은 고려 나전공예품을 보고 ‘세밀하여 가히 귀하다(세밀가귀·細密可貴)’고 극찬했다.
최윤석 서울옥션 상무는 “고미술품 경매가 이번이 두 번째인데 마땅히 판로가 없어 물건을 내놓지 못했던 해외 컬렉터들의 문의가 많다”며 “이런 고미술품 경매가 해외 문화재 환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갔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옥션의 이번 홍콩경매에선 근현대 미술품을 포함, 모두 117점이 출품돼 98점이 낙찰(83.76%)됐으며, 수수료를 포함해 2억1150만 홍콩달러(315억5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홍콩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