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4일 강원 철원군 서면 자등리 마을회관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임직원들과 마을 주민들이 김치를 담그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지난 11월 14일 강원 철원군 서면 자등리 마을회관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임직원들과 마을 주민들이 김치를 담그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한국유나이티드제약 - 철원 자등리 마을 ‘끈끈한 인연’

‘자등리 마을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주식회사와 한마음 한가족이 되어 마을을 쾌적하고 풍요로운 살기 좋은 농촌으로 가꾸기 위하여 1촌1사 도·농 교류 결연을 체결한 마을입니다. 2004년 8월 11일.’

지난 11월 14일 강원 철원군 서면 자등리 마을. 서울에서 3시간여를 달려 마을 초입에 다다르자 가장 먼저 커다란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1사1촌 결연’을 안내하는 이 현판에 적힌 ‘2004년’이라는 글자가 10년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자등리 마을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깊은 인연을 실감케 했다.

입구를 지나 마을 이장댁에 도착하자 45인승 대형버스와 승용차 10여 대가 보였고 80여 명의 사람이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은 1년에 한 번 있는 자등리 마을의 ‘잔칫날’이었다. 자등리 마을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도·농간 친목을 도모하고 교류를 증진하기 지난 2004년부터 ‘1사1촌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1사1촌 자매결연 마을인 자등리 마을에서 김장 담그기 행사를 진행했다. 의미 있는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소속 임직원 60여 명이 소중한 주말도 반납하고 마을을 찾았고 자등리 마을 주민 20여 명도 행사장을 찾아 이들을 맞이했다.

10년 넘게 전통을 이어온 행사답게 김장 담그기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뒤편 정자에서는 고무장갑을 낀 직원들이 소금에 절인 배추를 김장하기 알맞은 크기로 다듬었다. 이어 다듬어진 배추들은 큰 대야에 담겨 ‘버무림’ 작업이 이뤄지는 실내 탁자로 운반됐다. 이어 실내에서는 앞치마와 비닐장갑까지 착용한 직원과 주민들이 미리 준비된 양념을 이용해 배추를 버무려 나갔다.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작업이 시작되자 이내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작업 현장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날 가장 힘을 많이 써야 하는 ‘배추 나르기’ 작업에 투입된 강보권(28) 씨는 연신 땀을 닦아내면서도 표정만은 밝았다. 그는 “집에서 어머니가 김장할 때도 도와드린 적이 없는데 이 사실을 알면 조금 섭섭해 하실 것 같다”며 “김장 담그는 작업이 쉽지 않은데 오늘 배워서 다음에는 꼭 도와드려야겠다”고 말하며 쑥스럽게 웃었다.

김장 담그기 작업이 1시간 넘게 이어질 무렵 참가자들의 고된 노동을 달래줄 특식이 배달됐다. 김장 김치와 찰떡궁합인 돼지고기 수육과 막걸리가 그 주인공이었다. 갓 삶아내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수육을 김장김치로 감싼 뒤 막걸리와 함께 맛본 참가자들은 노동의 피로도 잊은 채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절인 배추 다듬기 작업을 하던 진예종(29) 씨는 “밖에서 돈을 주고 사 먹는 보쌈보다 훨씬 맛있는 것 같다”며 “맛있는 음식도 먹었으니 더 힘을 내서 작업을 마무리해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입사 4년 차인 김혜진(24) 씨 역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양념을 버무리느라 허리가 아팠는데 보쌈이 맛있어서 아픈 것도 잊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작업 시간 내내 주방에서 참가자들이 먹을 수육을 준비한 마을주민 고장순(57) 씨는 “11년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직원들이 우리 마을을 찾아주고 있는데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이렇게 소박하게나마 음식을 준비했다”며 “수십 명이 먹을 고기를 삶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모두 맛있게 먹어줘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임직원들과 마을 주민들은 합심해 작업해나갔고 어느덧 밖에 대기하던 1t 트럭은 김치를 담은 상자로 가득 채워졌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소속 김종욱(59) 씨는 “처음 도착했을 때는 작업량이 많아 오늘 중으로 작업이 끝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마을 주민들과 힘을 합치니 생각보다 금방 끝난 것 같다”며 “올해 2년째 참가한 것인데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또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직원들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담근 김치 1450포기는 해당 마을은 물론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서울 본사와 세종시 공장, 연수원 등 식당에 보급됐다. 또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사전에 임직원들에게 김치 신청을 받아 신청 직원들 가정에도 저렴한 가격에 김치가 전달되도록 했다. 더불어 철원의 특산품인 오대쌀을 마을로부터 사들여 각 식당에 공급하기도 했다.

철원=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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