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단시간 5000부 소화
안정적 수입원 이었지만
출판기념회 부정적시선에
최근 1000부… 도움 안돼”
“독자들의 인기가 가장 없는 필자들이 정치인이다. 정말 반갑지 않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 출판 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출판계에서 정치인 책은 부담스럽고 반갑지 않은 책으로 통한다. 게다가 최근 정치인 책은 출판사에 경제적으로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책으로 전락했다. 일반적으로 정치인들이 책을 내면 출판사로부터 대략 3000∼5000부 정도를 사주는 것이 출판계 관례였다. 따라서 출판사들에게 정치인 책은 별다른 마케팅 비용 없이, 그것도 짧은 기간에 5000부가량, 많게는 1만부가량 소화되는 안정적인 수입원이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상 정치인의 출판 기념회가 선거일 90일 전부터 금지되고, 금지 기간과 관계없이 출판기념회에 대한 시선이 나빠지면서 이 같은 대량 부수가 소화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인은 “정치인 책의 경우 일반인은 관심이 없고, 주변 사람들이 사줘야 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해졌다”며 “이전에 정치인들 책 판매부수가 5000∼6000부가량이었다면 최근에는 1000부, 많아야 2000부 정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선거용 정치인 책들은 점점 더 영세한 출판사 혹은 출판 편집대행사에서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치인들도 이전처럼 ‘남는 장사’가 아닌 책 출간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 데다 출판계 불황으로 출판사들도 책 출간이 까다로워지면서 정치인 책 출간은 수적으로도 대폭 줄었다. 출판계에서는 요즈음 정치인들의 책 출간 의뢰는 지난 선거 대비 10분의 1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 2008-2013’을 출간한 RHK 담당 편집자도 “총선을 앞두고 이맘때가 되면 선거용 책 의뢰가 쏟아지는데 올해는 검토용으로 한두 권 정도 들어왔을 뿐”이라며 “이마저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출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세규 김영사 이사는 “정치인 필자는 현실적인 힘 대비 인기가 가장 없다”며 “정치인 책 판매 추이를 보면 현실 정치에서 손을 떼면 판매 부수가 오르고, 현실 정치로 들어가면 떨어진다”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안정적 수입원 이었지만
출판기념회 부정적시선에
최근 1000부… 도움 안돼”
“독자들의 인기가 가장 없는 필자들이 정치인이다. 정말 반갑지 않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 출판 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출판계에서 정치인 책은 부담스럽고 반갑지 않은 책으로 통한다. 게다가 최근 정치인 책은 출판사에 경제적으로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책으로 전락했다. 일반적으로 정치인들이 책을 내면 출판사로부터 대략 3000∼5000부 정도를 사주는 것이 출판계 관례였다. 따라서 출판사들에게 정치인 책은 별다른 마케팅 비용 없이, 그것도 짧은 기간에 5000부가량, 많게는 1만부가량 소화되는 안정적인 수입원이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상 정치인의 출판 기념회가 선거일 90일 전부터 금지되고, 금지 기간과 관계없이 출판기념회에 대한 시선이 나빠지면서 이 같은 대량 부수가 소화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인은 “정치인 책의 경우 일반인은 관심이 없고, 주변 사람들이 사줘야 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해졌다”며 “이전에 정치인들 책 판매부수가 5000∼6000부가량이었다면 최근에는 1000부, 많아야 2000부 정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선거용 정치인 책들은 점점 더 영세한 출판사 혹은 출판 편집대행사에서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치인들도 이전처럼 ‘남는 장사’가 아닌 책 출간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 데다 출판계 불황으로 출판사들도 책 출간이 까다로워지면서 정치인 책 출간은 수적으로도 대폭 줄었다. 출판계에서는 요즈음 정치인들의 책 출간 의뢰는 지난 선거 대비 10분의 1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 2008-2013’을 출간한 RHK 담당 편집자도 “총선을 앞두고 이맘때가 되면 선거용 책 의뢰가 쏟아지는데 올해는 검토용으로 한두 권 정도 들어왔을 뿐”이라며 “이마저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출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세규 김영사 이사는 “정치인 필자는 현실적인 힘 대비 인기가 가장 없다”며 “정치인 책 판매 추이를 보면 현실 정치에서 손을 떼면 판매 부수가 오르고, 현실 정치로 들어가면 떨어진다”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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