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상곤 혁신안’ 고수 방침

文측,비주류 유성엽·황주홍
당무감사 거부에 징계 주장

민집모 “시간끌기 그만하고
위기 수습방안 빨리 밝혀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전제로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를 수용하든, 하지 않든 간에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성안해 중앙위 의결까지 거친 혁신안을 고수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간 대립이 고조되는 가운데 친노(친노무현) 주류 측에서 당무감사를 거부 중인 유성엽·황주홍 의원의 징계론이 불거지고 있어 내홍이 증폭되고 있다.

문 대표 측근인 노영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1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확정된 혁신안 실천을 위해 당력을 모아야 한다”며 “혁신안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실천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당 대표를 새로 뽑는 전당대회는 권력 투쟁의 성격을 가지게 돼 있다”며 “전대 자체가 혁신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 한 측근 의원은 “문 대표는 혁신을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이고, 안 전 대표는 혁신의 내용을 얘기하고 있다”며 “내용은 장치를 통해 이뤄져야지 그렇지 않으면 인치(人治)가 된다”고 말했다. 평가 후 하위 20% 공천 배제 등 시스템에 의해 공천을 하게 돼 있는 현 혁신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문 대표 역시 전날 “혁신 출발은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당 내분과 관계없이 공천 관련 업무는 계속되고 있다. 선출직 공직자 평가 자료 마련을 위해 당무감사원이 진행하고 있는 현역 의원 지역구에 대한 감사를 대표적인 비주류 의원인 유성엽·황주홍 의원이 거부하자,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감사원이 감사하겠다는데 정부 부처가 문 닫고 감사위원들을 들여보내지 않는 것하고 똑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틀째 광주를 방문 중인 안 전 대표는 이날 광주방송에 출연, “문 대표 단독체제로 총선을 못 치른다는 결론이 나온 상태에서 혁신 전대 아니면 다른 안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이번 주 내로는 결론을 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왜 호남만 물갈이돼야 하나”며 “공천혁신 과정과 평가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야만 참여자(대상자) 동의를 얻을 수 있고 국민이 보기에도 기대감이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문 대표는 시간만 끌면서 문제를 봉합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당의 위기를 수습할 방안을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조성진·손우성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