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30일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 편입을 결정하면서 위안화가 기축통화 편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위안화 국제화로 인해 위상이 높아짐과 동시에 ‘관치금융’을 손봐야 한다는 거센 개혁 요구에도 맞닥뜨리게 될 전망이다.

SDR 편입은 위안화가 외환보유 자산으로 인정되는 국제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공식으로 확보하고 무역결제나 금융거래에서 자유롭게 사용된다는 뜻으로 달러화 중심의 국제경제 질서에 도전장을 내밀고 ‘금융 굴기’의 지렛대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구매력 기준으로 이미 세계 1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급격히 커진 경제 규모에 비해 위안화의 지위가 낮아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해 왔다. 또 3조 달러가 넘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미 달러화로 보유하면서 막대한 관리 비용을 지불해 왔다. 중국은 또한 향후 위안화의 국제화를 통해 위안화 표시 상품의 거래 증가 등으로 인해 자국의 국제 통화상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최근 빈번한 정상외교 등을 계기로 스위스와 영국, 싱가포르 등 국제적 금융허브 국가들과 긴밀한 금융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위안화 국제화 확대 주춧돌을 곳곳에 배치했다.

그러나 SDR 편입에 따라 앞으로 외부로부터의 개혁·개방 요구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편입되면 5년마다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견제와 개선 요구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외환 관리 체제에서부터 투자자와 세계와의 상호 작용 방법까지 모든 개혁을 재촉당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잦은 시장개입으로 논란을 빚어온 런민(人民)은행은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과 같은 수준의 투명성과 독립성, 명확성을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위안화의 SDR 편입에도 불구하고 위안화가 달러화를 넘어서거나 대등한 지위를 갖는 것은 요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냐 깁스 국제금융협회(IIF) 금융시장 대표는 “위안화가 진정한 기축통화로 인정받으려면 법적 시스템과 정책결정 과정, 중앙은행 독립성과 은행권 감독 등에 대한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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