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소속 전영호 박사가 지난 11월 21일 전남 고흥군 금산면 성해수산의 육상 양식장에서 1년 여 동안 기른 바다송어(무게 3.15㎏ )를 들어보이고 있다. 아래 사진은 왼쪽부터 바다송어회, 바다송어초밥, 바다송어야채말이.
전남해수과학원 고흥지원 ‘1년내내 양식’ 기술 ‘결실’여름철 수온 낮추는 노하우 전수 가두리 해상 양식장에 치어 공급 출하 시기 자율 조절 가능 ‘강점’
수도권 수산시장 돌며 시식회 개최 대형마트 납품 협의·판매홍보나서
국내에서 생산된 연어류를 언제든 맛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국내 최초의 ‘연어류 연중(年中) 양식’ 기술로 키워낸 바다송어가 본격 출하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3000억 원에 달하는 연어류 수입을 앞으로 어느 정도 대체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고흥지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고흥지역 양식어가 육상 양식장에 입식한 600∼700g 무게의 어린 바다송어가 1년 만에 3∼4㎏으로 자라 대규모 출하를 앞두고 있다. 몸집이 자란 바다송어는 조만간 ㎏당 1만1000∼1만3000원에 전국 대형마트 등에 판매된다. 과학원은 앞서 바다송어를 연중 양식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 양식어가에 전수하고 치어를 공급해 기르도록 했다.
‘연중 양식’ 기술로 바다송어를 길러온 고흥군 금산면의 성해수산을 지난 11월 21일 찾았다. 3000여㎡에 달하는 육상 양식장에서는 8000여마리(총 20t)의 바다송어가 힘있게 유영하고 있었다. 주인 김성윤(56) 씨가 한 마리를 잡아 저울에 올리자 3.15㎏이 나갔다. 횟감 등 식재료로 활용하기에 적합한 무게라고 한다.
김 씨는 “이제 본격적으로 출하할 시기가 됐다”며 “양식으로 바다송어의 몸집을 이만큼 키운 것은 국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일부 어민들이 해상가두리에서 바다송어를 양식할 수 있는 기간은 수온이 낮은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7개월간에 불과했기 때문에 고기의 몸집을 키우기는 어려웠다. 실제로 냉수성 어종인 연어류는 수온이 높아지는 5월에는 해상가두리에서 서둘러 꺼내야 한다. 더욱이 5월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홍수출하’도 문제점이었다.
2008년 연어류 해상가두리 양식기술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과학원은 이를 개선하는 연구를 거듭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황금송어, 은연어, 바다송어 등 다양한 연어류의 연중양식에 잇달아 성공했다. 출하 시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씨는 “지하 해수를 퍼올리고 여름철 수온을 낮추는 장치 등을 갖추면 1년 내내 기를 수 있다”며 “해상 가두리에 비해 파도와 오염물질의 영향을 덜 받아 고기의 품질도 더 좋다”고 말했다.
바다송어 요리를 궁금해하자 김 씨는 인근 해돌마루 식당으로 안내했다. 이곳에서는 바다송어를 재료로 회, 구이, 야채말이, 초밥, 탕수육, 매운탕 등을 만들어 내놓았다. 바다송어회는 색깔이 일반 연어보다 더 붉고 훈제 연어에서 느끼기 어려운 식감이 있었다. 가격은 광어 등 다른 바닷고기와 비슷하다.
양식 기술을 개발한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소속 전영호(46) 박사는 “연중양식으로 기른 연어류의 소비가 많아지면 연간 3000억 원(3만 t)에 달하는 연어류 수입을 점진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연중양식이 국내 연어류 산업의 전반적인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육상 양식장에 공급할 바다송어 치어를 기르는 산업이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 바다송어 치어는 주로 강원도 등지의 담수호(민물)에서 부화 과정을 거쳐 생산하는데 수요가 늘어나면 지리산권의 담수호에서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게 전 박사의 설명이다.
또 연어 연중양식이 늘어나면 겨울철에 대부분 놀리고 있는 해상 가두리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육상 양식장에서 치어를 중간크기로 기른 뒤 11∼5월 유휴 해상가두리에서 대형어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송어는 민물에서도 키울 수 있지만 바다에서 키우면 민물에 비해 성장속도가 2∼3배는 빠르다고 한다. 다만 송어를 민물에서 바닷물로 옮길 때는 3∼5일간의 ‘순치’ 과정을 거치는데, 상당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몸집이 큰 연어류가 국내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이 중간도매상들에게는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수입 연어류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해서도 나름의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과학원과 어민들은 지난달부터 수도권 수산 시장을 돌며 시식회를 열고 있으며 대형 마트 등에 납품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