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욱의 신곡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 봐’는 제목부터 독특하다. 왜 곡명에 자신의 이름을 넣은 것일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성대 신경 마비 판정을 받고 노래를 포기했던 김태욱이 다시금 가수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 곡은 ‘김현식의 노래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 봐. 내 사랑 내 곁에 들으며 한 잔 두 잔 또 꺾어’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삶에 치여 지쳐 가던 김태욱에게 어느 날 생전 친분이 있던 고 김현식의 노래가 귀에 들어왔다.
김태욱은 “배터리가 방전된 느낌으로 퇴근하던 중 현식이 형의 노래가 나오더라. 그 노래에 빠져 아무 생각 없이 운전하다 보니 속초까지 가버렸다”며 “노래를 못 부르게 된 후 ‘음악은 나를 위험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며 음악을 외면했는데, ‘내 사랑 내 곁에’에 젖어 어느 순간 위로를 받는 나의 모습을 보며 느낀 바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답을 멀리서 찾지 않았다. 그의 곁에는 충분히 조력자가 많았다. 그의 이력 때문인지 아이패밀리SC에는 유독 홍대에서 음악을 하다가 취업한 직원이 많다. 그중 실력 있는 직원을 눈여겨보던 김태욱은 한 직원에게 곡을 의뢰했다. 이 노래의 작곡가인 이종현(지금은 회사 업무 외에 김태욱의 매니저를 자처하고 있다)이 그 주인공이다. 김태욱은 “멋지게 보이려는 겉치레를 치우고, 정말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꿈을 다시금 키워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음악이라고 생각했다”며 “음악을 잘하기보다는,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과 세상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느 순간 자신을 숨겼다. 1, 2집은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을 냈지만 이후 ‘미스터 김’ ‘그룹 나크’ ‘태우기’ 등으로 활동했다. 뮤지션으로서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스스로를 숨기는 모순을 가져왔다. 이에 대해 그는 “나를 자신 있게 내세우지 못했던 것 같다”고 뒤늦게 고백을 했다.
더 이상 가수의 꿈을 외면하거나, 아픔 뒤에 숨고 싶지 않았던 김태욱은 노래 제목에 당당히 그의 이름을 넣었다.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김태욱이 가수로 다시 돌아와 대중 앞에 섰음을 알리는 외침이기도 하다.
그는 “가사 속 ‘그대’는 연인뿐만 아니라 부모님, 가족, 친구 등 누구든 될 수 있다”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30∼50대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지 못하고 살아간다. 누군가가 이 노래를 부를 때 ‘김태욱’ 대신 자신의 이름을 넣어서 부른다면 각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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