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서 단독 편성
野 “받는 게 없다” 반발

정부-교육청 ‘부담’ 갈등
국고 대신 시설비로 우회


2일 예산안 막판 쟁점이었던 ‘누리과정’(3∼5세 영유아 무상보육) 예산에 대한 여야 합의는 결국 불발됐다. 그 대신 여당은 ‘시설비’ 항목으로 3000억 원을 편성해 지방교육청에 우회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꼼수에 불과하다”며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무산에 따른 ‘보육 대란’의 책임은 정부·여당이 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여야는 예산안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누리과정 예산 부담 주체와 지원 액수를 놓고 충돌하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여당은 시설비 명목으로 3000억 원을 편성해 누리과정 집행에 따른 지방교육청의 재정 부담을 더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나 야당은 “그런 조건으로 받을 수는 없다”며 거부했다. 결국 여당은 시설비 3000억 원을 단독 편성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누리과정 예산 협상은 결렬되고 포기됐다. 누리과정으로는 한 푼도 받는 게 없다”며 “대한민국의 3∼5세 무상교육을 포기해 부모들을 배신한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올해에도 누리과정을 둘러싼 정부·지방교육청 간 ‘보육 전쟁’의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했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국고 편성은 법적 근거가 없어 국가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인 반면, 지방교육청은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인 만큼 국고 편성이 원칙이라고 맞서고 있다.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되다 보니 국회는 지난해에는 예비비 형태로, 2013년도에는 ‘특성화고교 장학금’ 명목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우회 지원한 바 있다. 일종의 ‘꼼수’ 편성으로 땜질처방만 해온 것이다. 내년에도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결위 관계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를 확대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있지 않는 한 우회 지원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지방교육청이 예산 부족을 명분으로 누리과정 편성을 거부한다면 보육 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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