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기금’ 주도해놓고 기활법엔 “대기업 특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통과를 볼모로 전례 없는 ‘농어업 상생기금 1조 원’을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야당이 정작 기업들의 사업재편을 활성화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을 ‘대기업 특혜법’이라고 매도하며 법안에서 대기업을 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기활법이 경제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FTA 상생기금도 원칙적으론 경제원리에 맞지 않은 제도여서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국회 등에 따르면 1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기활법의 적용 대상에서 대기업을 뺄 것을 주장했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대기업을 (법안에서) 제외해야 하는 데 정부 수정안에 미반영돼 있다”며 “오너·총수 입장에서는 활력 제고이지만 소액주주·노동자들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활법은 반시장적이다”며 “이 법은 경제적 약자에 대한 대우가 1998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위기의 핵심은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며 재벌 3세가 근본적으로 문제”라며 “중소·중견기업을 위해서는 (기활법이) 필요해 상호출자총액제한 기업을 제외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과거 일본 불황은 산업(재편)을 무시한 결과”라며 “(기활법이 필요하다는) 공청회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기활법 통과 의견을 밝혔다. 법안 발의자인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도 “대기업의 사업재편을 도와주는 게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이 경제논리를 내세워 기활법에서 대기업 제외를 주장하며 법 통과를 가로막고 있는 것에 대해 경제단체들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반응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제원칙, 반시장 등을 운운하며 기활법을 막고 있는데, 그렇다면 FTA 피해보상을 위한 유례없는 1조 원 기금 조성이나 과거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은 시장원리에 맞는 것인가”라며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야당의 논리가 오히려 중소기업을 죽일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관련기사

박정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