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코프 그림과 빌헬름 그림, 그림 형제는 유로화 통합 이전 독일 화폐 최고 단위 1000마르크를 장식한 인물이다. 그림 형제라면 우리는 흔히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개구리 왕자’ 등을 쓴 동화 작가로 알고 있지만, 이들은 독일 1000마르크에 등장할 만큼 중요한 인물이다. 그림 형제는 평생 언어, 민속, 문헌, 역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연구를 남겼고, 독일 최초의 방대한 사전을 편찬했다. 빈 회의와 파리 회의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고, 독일 최초의 국민의회를 이끈 정치인이었다. 책은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을 쓴 저자가 600㎞에 이르는 독일 ‘메르헨(옛 이야기, 동화라는 뜻)길’을 따라 걸으며 그림 형제의 삶을 이야기하는 인문 기행서이다. 메르헨길은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있는 하나우에서 시작해 슈타이나우, 카셀, 괴팅겐, 하멜른, 브레멘까지 그림 동화의 배경이 된 곳들로 이어진 길이다. 저자는 이 길 위에서 그림 형제가 왜 메르헨을 수집했는지, 19세기 정세 속에서 언어학자, 정치인, 언론인으로 어떤 행로를 걸었는지를 들려주며, 자기 길을 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