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6일, 상당수의 언론이 ‘교육감 직선제는 합헌’이라고 잘못 보도했다. 지난해 8월 14일, 한국교총이 학생과 학부모, 교원, 교육감 선거 출마자 및 포기자 등 모두 2451명의 청구인단과 함께 제기한 ‘교육감 직선제 위헌소송 청구’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각하 결정을 ‘교육감 직선제는 합헌’이라고 잘못 해석해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헌재는 매우 이례적으로, 결정이 있은 바로 다음 날 ‘설명 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법률이 합헌인지 위헌인지 판단한 것이 아니다’며 ‘선고 결과를 합헌으로 해석 보도하는 것은 오류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아직도 많은 국민은 이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이번 헌재의 결정에 대한 필자의 소견을 제시해 본다.
첫째, 헌재가 분명히 밝혔듯이 교육감 직선제가 합헌이라는 주장은 타당치 않다. 일부 교육감은 “헌재가 교육감 직선제의 위헌 여부와 관련한 법적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정확한 확인 없이 헌재 결정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함에 따른 잘못된 주장이다. 헌재가 ‘각하(却下) 주문은 헌법소원의 적법 요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뜻일 뿐이라 밝힌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둘째, 헌재가 적법 요건에만 매몰돼 가장 핵심적 쟁점인 헌법 제31조 4항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침해 여부’에 대한 심리를 하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쉽고 헌재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본다. 헌재는 ‘교육 제도가 추구하여야 할 정신이나 이념을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은 기본권 침해 주장은 아니므로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명시한 헌법 제31조 4항이 사실상 사문화(死文化) 선언으로 비쳐 우려스럽다. 또한, 교육감 직선제로 인한 헌법 가치질서 침해에 대한 본안 심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필자는 교육감 직선제가 위헌성(違憲性)이 있다고 확신한다.
셋째,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다’가 아니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이다’라고 명문화돼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가 구조를 명시한 헌법 제1조가 ‘민주’와 ‘공화’를 함께 반영한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적 관점에 근거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반면 공화주의적 관점에서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은 선출 방식을 달리한다.
넷째, 교육감 직선제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채택하고 있는 미국도 50개 주에서 점차 줄어 이제는 13개 주만 실시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줄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교육감 직선제를 과잉 민주화로 인한 역주행적 교육 실험을 하고 있다. 많은 선진국이 교육감 직선제를 채택하지 않는 것은 많은 부작용과 폐해 등 시행착오를 이미 인식해 제도를 공화주의적 관점으로 개혁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헌법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함으로써 앞서가는 교육 강국으로 발전해 왔다. 그런데 교육감 직선제 이후 교육의 정치장화 후유증이 심해져 교육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데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이번 헌재의 결정은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결코 면죄부를 준 게 아니다. 다만, 위헌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쉽다. 이제 국민과 각 정당이 교육의 정치장화와 많은 폐해를 가진 교육감 직선제를 바로잡기 위해 나서야 할 때다. 교총은 교육감 직선제의 위헌성과 폐해에 대해 국민에게 계속 알림과 동시에 내년 총선에서 ‘교육감직선제법’ 개정 공약화를 통해 제20대 국회에서 제도를 개편하기 위해 역량을 다 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