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입구에서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원들이 경찰의 압수수색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려 하자 조계사 호법부 관계자가 회견 장소를 옮길 것을 요구하며 노조원들이 펼친 현수막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입구에서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원들이 경찰의 압수수색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려 하자 조계사 호법부 관계자가 회견 장소를 옮길 것을 요구하며 노조원들이 펼친 현수막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정말 확실한 이유 있어야 집회자유 제한할 수 있어”5일 열릴 ‘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두고 경찰이 사전 금지 통고를 했지만, 법원은 ‘1차 집회에서 폭력이 발생했다 해서 2차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집회 허용 결정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김정숙)가 백남기 농민쾌유와 국가폭력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백남기 대책위)가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옥외집회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3일 받아들인 이유는 경찰의 판단과 달리 해당 집회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5조와 12조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집시법 5조는 집단적인 폭행·협박·손괴·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할 경우, 12조는 주요 도시의 도로 교통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집회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재판부는 “1차 민중총궐기 집회(11월 14일)가 민주노총 주도로 열렸다고 해서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집단적인 폭행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주최 측은 집회를 평화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수차례에 걸쳐 밝히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경찰은 주최 측과 행진인원·노선·시간·방법을 변경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협의한 적도 없다”며 “집회 금지는 교통 불편을 해소할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최종적인 수단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지법 판사 출신 변호사는 4일 “집행 정지 자체가 불법 시위를 승인해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며 “판사 입장에서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시위가 불법 시위로 흐를지 아닐지를 알 수 없으므로 섣불리 집회·시위를 금지한다고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도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이기 때문에 이 자유를 제한하려면 정말 엄격하고 확실하게 제한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필요하다”며 “5일 집회 주최자가 설사 지난 폭력시위 주최자와 같다고 해도, 똑같이 불법 시위가 발생할 것이라고 재판부가 확신해서 집회 자유를 제한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후연·김동하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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