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수출동력 ‘한국 수출호’가 잔칫날인 올해 무역의 날에 ‘사상 첫 세계 6위 수출국 등극’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수출액이 2013, 2014년에 비해 대폭 줄어들면서 5년 만에 무역액 1조 달러 달성이 물 건너간 데다, 유럽연합(EU) 등 선진 시장에서의 무역수지 적자도 고질적인 만성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처뿐인 영광’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아 보인다.

7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95개에서 올해 59개로 감소한 ‘1억 달러 이상 수출 탑’ 수상 기업 외에 ‘100만 달러 이상 수출 탑’ 수상 기업도 같은 기간 1481개에서 1328개로 10% 감소했다. 2011년 1929개, 2012년 1742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수출 부침이 얼마나 심한지를 알 수 있다.

올해 심사를 거쳐 선정된 무역 유공자 역시 지난해 822명보다 7.54%(62명) 감소한 760명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대비 11% 이상 감소한 올해 무역 규모에서 비롯됐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국제유가 급락에 4년간 이어오던 무역 1조 달러마저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유가 하락으로 올해 1∼10월 원유 관련 제품 무역 감소액은 863억 달러로 전체 무역액 감소분의 79%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번째 교역 상대인 EU 시장에서 부진이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 EU 교역량 감소도 문제이지만 해마다 커지고 있는 무역 적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대중,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대 EU 무역에서 우리나라는 2011년 83억 달러의 흑자를 거둔 것을 빼고는 4년째 내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적자액은 2012년 10억300만 달러, 2013년 73억7300만 달러, 2014년 107억3600만 달러로 확대됐고, 올 1∼10월 기간에는 80억2300만 달러를 보여 사상 최대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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