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외국인 지분 급상승”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지분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외국계 투기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하기 위해 ‘포이즌 필(Poison pill)’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주요 선진국의 포이즌 필 법제 및 운영 현황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인수자가 기업의 주식을 일정 비율 이상 취득할 경우 이사회가 기업의 다른 주주들에게 주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한경연은 “최근 국내 우량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외국계 투기 자본으로부터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해 포이즌 필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코스피 상장사 730개 중 26개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고, 코스닥 업체 중에서도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초과한 기업이 41개에 달하고 있다. 지금은 적대적 M&A가 발생할 경우 주주총회 소집을 통한 재무구조 개편이나 주요 자산의 매각, 회사분할을 비롯한 자산구조조정, 자기주식의 취득 한도 확대 등의 장치를 통해 방어하고 있다. 문상일 인천대 교수는 “현재 운용되는 방어장치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주가조작 등 위법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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