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비밀 · 기억상실 · 선악의 대립…
빠른 전개로 25%넘는 시청률 기록
- SBS 드라마 ‘애인있어요’
불륜마저 또다른 사랑의 형태로 봐
상투적 소재 개연성 있게 풀어 인기
불륜이라, 막장이라 치부되던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주말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MBC ‘내 딸 금사월’(극본 김순옥·왼쪽 사진)과 SBS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오른쪽)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붙잡으며 주말 안방극장을 양분하는 모양새다.
성적표만 놓고 보면 ‘내 딸 금사월’이 몇 수 위다. 25%가 넘는 시청률(닐슨 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김 작가의 전작인 ‘왔다 장보리’의 시청률 곡선 위에 있다. 2주 연속 방송인 유재석이 카메오로 출연하며 젊은 시청층까지 끌어안는 효과까지 거뒀다. ‘애인있어요’는 6∼7%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지만 전작과 비교하면 두 배에 육박하는 시청률이다. 체감 시청률은 더 높다. “불륜도 사랑”이라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고, 야구 중계로 ‘애인있어요’가 결방됐을 때는 관련 기사에 이를 성토하는 댓글 수천 개가 달렸다.
‘내 딸 금사월’은 소위 말하는 막장 코드를 두루 갖췄다.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 선과 악이 대비되는 두 여주인공의 대립 등 김 작가의 전작인 ‘왔다 장보리’와 판박이다. 게다가 악녀 오혜상(박세영)의 매력이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이유리)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수많은 시청자들이 ‘내 딸 금사월’을 본다. 욕하면서 보기도 하지만 “재미있다”며 본다.
‘내 딸 금사월’의 매력은 쉽고 빠르다는 것이다. 상투적 내용이 많다지만 가볍게 웃고 즐기고 맛볼 수 있는 드라마다. 빠른 전개도 ‘김순옥표 막장’의 장점이다. 다른 드라마는 막바지에 출생의 비밀을 밝히지만 김 작가는 채 5분 능선도 넘기 전에 모든 비밀을 공개하고 또 다른 에피소드를 추가했다. 제작사 지담의 안형조 대표는 “김 작가는 시청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한발 빠르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타이밍을 뺏는 데 능하다”며 “또한 몇몇 소재가 자극적이긴 하지만 한국적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가족극을 바탕에 뒀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인있어요’는 “불륜이 뭔데? 사랑해야 되는데 사랑 안 하는 사람들이 불륜 아니야?”라는 대사가 화제를 모으며 불륜을 미화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아내가 있는 최진언(지진희)과 그의 곁에 있는 강설리(박한별)의 사랑은 분명 불륜이다. 하지만 ‘애인있어요’의 팬들은 불륜이라는 표현으로 드라마에 생채기가 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여성 시청자들은 전처에게 돌아간 최진언의 순애보에 열광하며 불륜마저 ‘또 다른 사랑’의 형태로 바라보고 있다.
SBS 드라마국 관계자는 “결국 개연성의 문제다. 소재 자체보다는 이를 풀어가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며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 중에도 불륜이나 막장 소재가 많았듯 어떤 의미를 담아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느냐가 드라마를 평가하는 가장 큰 기준”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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