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거부·취소… 과징금 3배
“과잉공급 구조조정 목적 아닌
경영권 승계라면 法 이용불가
‘대기업 특혜’ 주장은 과민반응
反기업정서 편승한 포퓰리즘”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에 대해 야당은 ‘대기업 특혜’ ‘경영승계 목적 악용’ 등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의 악용 우려에 대해선 이미 4중 안전장치와 사후 승인취소 근거를 담고 있어 기우에 불과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야당이 선제적 사업재편이 더 시급한 국내 산업계 측면보다는 반(反)기업정서에 편승한 포퓰리즘에 매몰돼 ‘반대를 위한 반대’ 논리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8일 전화통화에서 “일부에서 대기업 3세의 경영승계가 한창인 시점에 5년 한시법이 나온 것에 혹시 이 법이 재벌 특혜를 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기활법은 편법적이고 부당한 경영권 승계 등 목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4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학장은 “4중 안전장치는 민관합동 심의위원회에 의한 엄격한 심사, 경영권 승계 목적의 사업재편 시 승인 거부, 거짓으로 경영권 승계에 이용 시 사업재편 계획 승인 취소, 제공받은 특혜의 3배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라며 “과잉공급 업종의 구조조정 목적이 아닌 경영권 승계 목적이라면 이 법의 이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이 법이 대기업 특혜라는 주장은 그야말로 과민반응”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은 대기업 특혜 근거로 일정 규모 이하의 소규모 사업재편은 주주총회를 열지 않고 이사회가 대신하는 것과 주주총회 소집통지 기한 등 절차를 간소화했다는 내용을 거론하고 있다. 이사회 마음대로 조직재편을 하거나, 주주총회 절차를 줄여 소액주주 등의 이익을 훼손시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사회 결정으로 할 수 있는 사업재편은 이미 상법에 있는 제도다. 이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 기활법은 경제위기 상황을 고려해 한시적으로나마 이를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법제 수준으로나마 맞춰주자는 내용이다.
상장사협의회는 이날 “국내 상법이 선진국에 비해 소규모합병의 범위가 과도하게 축소돼 있음에도 야당이 기활법의 소규모합병 완화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활법은 소규모합병을 선진국의 일반법 수준으로밖에 완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활법 논의를 위한 공청회에서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법은 경영자의 권한만 강화하고 있다. 이사회에 모든 권한을 주자는 거 아니냐”라며 반대한 바 있다. 이후 야당에서 제기한 대부분 문제에 대해 보완해 수정안이 마련됐다. 기활법 제정안에 경영권 승계 등 목적에 일감 몰아주기까지 추가하고, 소규모분할은 원칙상 1회로 제한, 이사회로 가능한 간이사업재편 비율 일부 축소, 심의위원회 민간위원의 자격요건 강화,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반영, 과태료 상향 조정 등 많은 부분이 다시 축소되거나 신설됐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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