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남발하던 베네수엘라
사회주의집권당 총선 완패
사우디 극심한 재정난 허덕
러시아 국가부도 위험 커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감축 합의 실패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급락하면서 석유 수출에 의존하던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 정권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7년간 군림하던 베네수엘라 집권당이 지난 6월 치러진 총선에서 완패한 것은 고유가 호황에 의지하던 포퓰리즘 복지정책이 유가 폭락으로 사실상 파산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 불만을 오일달러로 잠재우며 권위주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미래 역시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 연대인 민주연합회의(MUD)는 6일 치러진 총선 투표에서 전체 167석 중 112석을 석권했다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7일 밝혔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앞서 1차 발표에서 MUD가 99석,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46석을 획득한 것이 확인됐고 나머지는 집계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 MUD의 112석 석권 발표에 대해 아직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야권의 주장대로 112석이 확정될 경우 MUD는 전체 의석수의 3분의 2인 111석을 넘김으로써 개헌을 승인하고 국민투표 등을 발의할 수 있는 위치를 점하게 된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PSUV의 패배를 저유가에 따른 경제난에서 비롯한 것으로 평가한다. 마이클 펜폴드 베네수엘라 IESA 비즈니스스쿨 공공정책과 교수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총선에서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차비스모(Chavismo)가 현실에 직면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비스모란 2013년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1999~2013년 집권)이 추구했던 좌파 이념을 일컫는 스페인식 표현이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남미에서 유일한 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매장량에 과도하게 의존, 경제투자보다 무상복지 같은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펜폴드 교수는 “석유는 PSUV가 정권을 유지하게 해준 마약 같은 것이었으나, 이제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저유가 직격탄은 사우디 등 다른 산유국에도 번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는 7월 8년 만에 4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내년 초에는 사상 첫 해외 채권 발행에 나서는 등 극심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오는 12일 치러지는 사우디 지방선거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우디 정부는 여성에게 처음으로 참정권을 허용했는데, 일각에서는 저유가발 경제난을 무마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지적까지 제기하고 있다. 재정의 대부분을 원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도 국가부도 위험에서 머지않았다. 7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이틀간 9.14bp(1bp=0.01%) 뛰어 294.14bp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사회주의집권당 총선 완패
사우디 극심한 재정난 허덕
러시아 국가부도 위험 커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감축 합의 실패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급락하면서 석유 수출에 의존하던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 정권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7년간 군림하던 베네수엘라 집권당이 지난 6월 치러진 총선에서 완패한 것은 고유가 호황에 의지하던 포퓰리즘 복지정책이 유가 폭락으로 사실상 파산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 불만을 오일달러로 잠재우며 권위주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미래 역시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 연대인 민주연합회의(MUD)는 6일 치러진 총선 투표에서 전체 167석 중 112석을 석권했다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7일 밝혔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앞서 1차 발표에서 MUD가 99석,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46석을 획득한 것이 확인됐고 나머지는 집계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 MUD의 112석 석권 발표에 대해 아직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야권의 주장대로 112석이 확정될 경우 MUD는 전체 의석수의 3분의 2인 111석을 넘김으로써 개헌을 승인하고 국민투표 등을 발의할 수 있는 위치를 점하게 된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PSUV의 패배를 저유가에 따른 경제난에서 비롯한 것으로 평가한다. 마이클 펜폴드 베네수엘라 IESA 비즈니스스쿨 공공정책과 교수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총선에서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차비스모(Chavismo)가 현실에 직면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비스모란 2013년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1999~2013년 집권)이 추구했던 좌파 이념을 일컫는 스페인식 표현이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남미에서 유일한 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매장량에 과도하게 의존, 경제투자보다 무상복지 같은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펜폴드 교수는 “석유는 PSUV가 정권을 유지하게 해준 마약 같은 것이었으나, 이제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저유가 직격탄은 사우디 등 다른 산유국에도 번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는 7월 8년 만에 4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내년 초에는 사상 첫 해외 채권 발행에 나서는 등 극심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오는 12일 치러지는 사우디 지방선거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우디 정부는 여성에게 처음으로 참정권을 허용했는데, 일각에서는 저유가발 경제난을 무마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지적까지 제기하고 있다. 재정의 대부분을 원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도 국가부도 위험에서 머지않았다. 7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이틀간 9.14bp(1bp=0.01%) 뛰어 294.14bp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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