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기술을 세분화 AESA레이더 등 4大기술 外
21개마저 곳곳 이전 불투명

21개 중 쌍발엔진 등 3개도
방사청 재요청 불구 美난색

美정부 “내달쯤 재협상하자”
방사청에 유보적 입장 전달


미국 정부는 한국형전투기(KF-X) 사업과 관련, 21개 기술 전체에 대해 수출허가(E/L) 승인 시 단서조항(proviso)을 다는 등 한국이 절충교역 조건으로 기술 이전을 요청한 전투기 사업 전반에 대해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방위사업청 협상팀에 전달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이날 군 당국과 방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방사청 협상팀과 미국 록히드마틴은 21개 기술을 300여 개 항목으로 세분화했으며, 미 정부는 이 중 최대 100개가 넘는 3분의 1에 대해 기술이전 불가인 단서조항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협상팀은 지난주 미 정부 측과의 절충교역 협상에서 300여 개 세부항목과 관련해 E/L 승인 시 단서조항을 없애거나 최소화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미 정부와 록히드마틴은 추후 검토 과정을 거쳐 내년 1월쯤 기술이전 재협상을 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협상팀이 거듭 요청한 3개 핵심 기술(쌍발엔진 체계통합·엔진 및 세미 스텔스·비행제어)에 대해서도 이전에 난색을 표시했다. 방산업계는 목표연도인 2025년까지 국산 전투기 시제기 6대를 선보이는 체계개발사업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방사청은 21개 기술을 세분화한 세부항목의 숫자와 단서조항 내역은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으로 자세한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미 측도 그동안 여러 차례 한국 정부가 기술항목을 상세히 공개하는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산업계는 미국의 기술항목 공개 불만 표시는 단서조항 공개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일본·대만·이스라엘 등 강력한 동맹국이라 할지라도 지금까지 F-16급 이상의 기술을 이전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가 KF-X 사업 전투기 기술이전을 통제하는 이유는 최첨단 전투기 전력에 대한 기술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방침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록히드마틴과 미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올 2월부터 방사청이 요청한 25개 기술에 대한 E/L 승인 관련 법적 검토를 벌인 결과 올 4월 다중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4개 기술 이전 불가 입장을 한국 측에 통보한 데 이어 지난 11월 21개 기술 이전과 관련해 쌍발엔진 체계통합 기술 등 3개 기술 이전에 난색을 표시한 바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KF-X 기술이전’ 보도 관련 정정보도문]

본지는 지난 2015년 11월 24일, 12월 8일, 12월 10일 각 기사에서 방위사업청이 한국형전투기(KF-X) 사업 관련 기술이전이 불투명하다 등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방사청은 미국 측으로부터 쌍발엔진 체계통합기술을 포함한 일부 특정기술에 대한 수출허가(E/L) 승인 거부 입장을 통보받은 적이 없고, 미 정부가 KF-X 사업 관련 21개 기술 전체에 대한 수출허가 승인 단서조항을 다는 등 KF-X 사업 전반을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방사청 협상팀에 전달한 사실이 없음이 확인되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한편 미 정부가 방사청에 전투기형상 최적화 기술 등 3개 주요 기술이전 및 관련 기술인력 100명 파견에 대한 불가 입장을 밝혔다거나, 이에 대한 재심사 결과를 2016년 1월에 재통보할 것이라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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