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24쪽 분량 문서 입수
정식국가 면모 갖추려는 시도

소련 수준 경제·자치제도 담아
“우수한 어린이 치안임무 발탁”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이 토벌을 목표로 집중폭격 중인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정부부처 조직 및 경제·군사적 시스템 정비를 통해 ‘칼리파 국가’ 건설을 구체적으로 시도해 왔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문건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 ‘IS 행정 원칙들’이라는 24쪽 분량의 문서를 입수해 공개하며 IS가 교육, 자원, 외교, 홍보 등을 관장하는 정부부처 등 정식 국가의 면모를 갖추려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매뉴얼이 과거 소련 수준의 계획경제 체제와 지방자치 제도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칼리파 국가’를 선언한 후 4개월 안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매뉴얼은 행정관료를 위한 자료로 파악된다. 특히 훈련캠프 운영과 관련 예비군과 정규군을 구분해 예비군들에게 2주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게 하고, 아동들에게 무기 다루는 법을 가르쳐 우수 인력을 치안 업무에 배치시키는 방안 등 구체적인 지침이 포함돼 있다.

또 외부 자원에 의존하지 않는 군대 및 식량 생산 공장을 통해 자급자족 체제를 만들고,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제공하는 ‘독립된 안전 지역’을 마련하도록 했다. 원유의 활용과 농업자원 관리 방안 및 외국인과 현지인을 아우르는 통일된 문화 구축 필요성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IS의 조직 관리 및 정책 계획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서방국이 경계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지아주립대 찰리 윈터 선임연구원은 “IS는 이미 비이성적이고 피에 굶주린 광신도들과는 거리가 멀다”며 “복잡하고 잘 계획된 인프라를 갖춘 계산적인 정치조직”이라고 말했다. 과거 이라크에서 테러 단체와의 전투를 이끌었던 미국의 퇴역 장군 스탠리 맥크리스털은 “서구의 정책 입안자들이 읽어볼 필요가 있을 정도의 대단한 매뉴얼”이라면서 “IS를 더 이상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영국 특수부대 지휘자 출신인 그래미 램 중장은 “매뉴얼을 보면 IS가 수니파의 유일한 대표자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효과적인 격퇴를 위해서 수니파 아랍 지도부와 부족 등이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IS가 점령지 주민들로부터 각종 명목으로 걷어내는 세금이 매년 4000억 원을 넘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7일 미국 CNN머니는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발간한 IS 보고서들을 분석해 IS가 점령지에서 세금을 거둬들여 매년 3억6000만 달러(약 4200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머니에 따르면 IS는 소득세로 10%, 법인세로 10∼15%, 소비세로 2%를 각각 부과하는 등 외견상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매겼지만, 은행에서 현금을 찾을 때 5%의 세금을 붙이고, 의약품에는 10∼35%를 징수하고 있으며 심지어 학생들에게서도 매달 22∼65달러의 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IS의 최대 수익원이 원유 밀매가 아닌 은행 예금 강탈이라는 의견도 있다. CNN머니는 미국·영국 등의 정보 전문가 말을 빌려 “지난해 IS 전체 수입은 캄보디아 1년 세수와 비슷한 20억 달러(2조3000억 원)로 특히 한 해 동안 점령지 은행에서 전체 수익의 절반인 10억 달러 정도를 빼냈다”며 “원유 밀매는 예상만큼 많지 않은 5억 달러 정도였다”고 전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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