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년간 6·25전쟁 중 사망한 국군 전사자 유해 9084위를 발굴했지만 이 중 가족 품으로 돌아간 유해는 약 1.2%인 109명에 그쳤습니다. 특히 유가족에 대한 유전자 감식인 DNA 시료채취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학기(육군 대령·사진)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은 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8975명의 국군전사자 유해가 신원 미확인 상태로 남아 있는 건 우리 책임이 크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미국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가 6·25 참전 미군 실종자 약 7500명 중 약 90%의 유가족 DNA 시료채취를 확보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 단장은 “우리나라는 국민적 관심 부족 등으로 2000년 유해발굴사업단 출범 이후 유가족 DNA 시료채취 비율은 현재 필요한 인원의 23%(3만1882건)에 그치고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이 단장은 “전사자들 대부분 미혼 상태에서 참전했고 65년의 세월이 흘러 전사자 유전자가 많이 훼손된 데다, 부모 형제 등이 사망하거나 4촌에서 8촌까지의 친인척 등은 DNA 시료채취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국방부는 전사자의 친인척이 DNA 채취에 응할 경우 군 병원과 보건소에서 사용 가능한 5만 원 상당의 무료건강검진 혜택을 주고 있지만 시료채취에 따른 불편함에다 직계 유가족 외엔 보훈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하면 DNA 시료채취 참여를 유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또 국방부가 현충원 내에 안치된 무명용사 유해 1359구 중 일부에 적군 유해가 포함됐을 가능성 때문에 국유단 중앙감식소의 유해보관장소인 국선재에 이전, 보관하기로 한 것도 DNA 시료채취 확보율이 낮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 단장은 “전사자 유가족 연령대가 현재 평균 84세로, 앞으로 5∼10년 내에 유가족 DNA 채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을 경우 유해의 신원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방부 차원의 자체 홍보 강화 등 정서적 호소만으로는 부족하고 시료채취 참여자에 대한 보훈 혜택 강화까지 포함한 법적·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단장은 “유전자 감식의 경우 전사자와 혈연관계가 가까울수록 신원 확인 성공률이 높아진다”며 국민적 관심과 동참을 거듭 호소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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