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 주력 업종의 ‘한계기업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사업재편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2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조선, 철강, 석유화학 업종 대기업들의 부실이 두드러져,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을 통해 이들의 사업재편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내 산업 전반의 부실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2009년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부채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은 13.5%,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9.3%였지만 2014년엔 각각 15.3%와 14.8%로 늘어났다. 특히 대기업에서 한계기업이 급증했다.
대기업 가운데 과잉공급 업종으로 꼽히는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이 기간 조선은 6.1%에서 18.2%로, 철강은 5.9%에서 12.8%로 늘어났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고 내수 산업으로 꼽히는 부동산(29.7%→26.7%), 숙박·음식(32%→27.1%) 업종은 한계기업 비중이 오히려 줄었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기활법은 국내 전 산업을 대상으로 추진됐지만, 야당의 대기업 반대 논리로 인해 ‘과잉공급 업종’으로 한정했다”며 “과잉공급 업종에 속한 기업이 정상에서 한계기업으로 전락하는 것은 한순간이어서 사업재편을 미룰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대기업의 부실이 확산할 경우 국민경제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이라며 ‘제2의 IMF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국내 기업 총 매출액 4131조 원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매출액은 1539조 원, 37.3%에 달한다. 이미 금융당국에서 부실업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부실화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사업 재편 없이는 속출하는 부실기업을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 있다. 특히 조선업종과 같이 대·중소기업 간 협력관계가 강한 시스템산업은 대기업 부실이 직접 중소·중견 협력업체의 실적악화로 곧장 연결된다.
이에 따라 산업계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일부 야당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기활법 통과가 불투명해진 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기활법은 야당의 대기업 반대 논리에 발목이 잡혀 있다. 야당 측은 기활법 적용 대상에서 대기업 배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각종 수치는 국내 주력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