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 “분열적 발언” 가세… 당황한 공화당 진화·비판

트럼프 “내가 하는일 옳아”… 막말 쏟아내며 입장 고수


미국 백악관이 8일 무슬림 입국 금지를 공약한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공화당 내에서조차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유엔과 영국·프랑스 등도 이례적으로 “분열적 발언”이라며 트럼프 비판에 가세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도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면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공화당 내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오히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한 여기자 등에게 “인간쓰레기”, “삼류 기자”로 비난하는 ‘막말’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백악관은 물론 국무부·국방부·국토안보부 등 외교안보부처를 총동원, ‘트럼프 퇴출작전’에 집중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모욕적 언사와 독설이며, 공화당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도 “무책임하며, 국가안보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반한다”,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존 케리 국무장관도 “건설적이지 않다”면서 비판에 동참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강력 대응에 나선 데에는 트럼프 발언이 지난 6일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미국 대 이슬람의 전쟁으로 규정해 사람들이 등을 돌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정면배치되는 데다, 이 발언이 무슬림 공동체를 자극해 추가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정치적 계산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공화당은 트럼프의 ‘헤이트 스피치(증오 발언)’에 매우 당황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은 해외에서까지 “분열적이며 완전히 틀린 이야기”(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 “난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발언”(멜리사 플레밍 유엔난민기구 대변인) 등 비난이 쏟아지자 더욱 난감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이런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게 아니다”, 레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도 “미국적 가치에 반한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비판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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