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같은 판사의 너무 다른 ‘공무집행방해 판결’ 처벌 수위 달라 형평성 논란

법원 “경찰 폭행 반성 고려했다”
“구급대원 폭행 엄벌을” 목소리


한 판사가 경찰관을 밀친 20대 남성에게는 징역형을 선고한 반면, 119 구급대원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30대 남성에게는 벌금형을 내려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술에 취해 택시에 탄 A(31) 씨는 “요금이 지나치게 많이 나왔다”며 50대 택시기사에게 욕을 했고, 참다못한 택시기사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당시 현장에 도착한 이모 경위는 다툼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A 씨에게 택시요금을 내고 귀가하라고 정중하게 설득했다. 순간 A 씨는 손으로 이 경위의 어깨를 밀어 넘어뜨렸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서울서부지법 형사 3단독 C 판사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같은 날 같은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B(49) 씨는 지난 8월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119 구급대원 안모 씨가 착용하고 있던 마스크를 벗겼다. B 씨는 머리로 안 씨의 얼굴을 들이받고 주먹으로 얼굴을 한 차례 때렸다.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한 안 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공무집행 방해에 상해 혐의까지 추가 적용된 B 씨에게 C 판사는 “정당한 직무 집행을 방해함과 동시에 안 씨에게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타박상을 가했다”고 유죄로 판단하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를 두고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적용해 ‘같은 날, 같은 판사’가 내린 판결이 소속 기관에 따라 다르게 나온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관을 단순히 밀친 A 씨에게는 징역형이 선고된 반면, 구급대원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B 씨에게는 A 씨보다 가벼운 벌금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이 A 씨에 대해 “술에 취한 점,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해 약한 형을 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B 씨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낮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형법에 따르면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을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상해죄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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