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백제역사 유적지구’의 공주 공산성에서 백제 시대 관청 건물군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충남 공주시 산성동에 있는 공산성의 제8차 발굴조사 결과 건물지 31동과 연못, 나무 사다리 등이 발굴됐다고 10일 밝혔다. 공산성 백제왕궁 부속시설 발굴조사는 2008년부터 진행됐으며, 올해는 성안마을이 있던 북서쪽 대지 1만2000㎡를 조사했다.
발굴지는 동남향의 완만한 구릉 사면부로 5단의 계단식 축대를 쌓았는데, 180㎝ 간격으로 나무기둥을 세워 보강했다. 대지 중앙부에는 ‘Г(ㄱ을 엎은 꼴)’모양의 건물지가 분포되어 있다. 이 중 다른 건물보다 2배 이상 큰 직사각형 건물이 주목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3차에 걸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상급의 관청 건물군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또 의례용으로 추정되는 육각형 건물지와 별도의 전용 부엌 칸을 갖춘 건물지도 나왔다. 건물지 사이에서 6m 너비의 남북방향 도로와 3m 너비의 동서방향 도로도 확인했다.
건물지 북쪽에서는 모서리를 둥글게 만든 사각형 형태의 너비 10m, 깊이 2.6m의 대형 연못이 발굴됐다. 바깥에는 1.5m 두께의 점토를 발라 물이 새는 걸 방지했다. 연못 바닥에서는 백제 시대의 나무 사다리(사진)가 출토됐다. 길이 6m, 너비 70~80㎝이고, 발판은 50㎝ 간격으로 11개가 있다. 대전 월평동 유적 내 목곽고에서 유사한 형태의 사다리 파형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완전한 형태의 백제 시대 사다리가 나온 건 처음이다. 참나무 재질로, 연못 내 진흙 속에 묻혀 온전한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사를 진행한 공주대박물관 발굴단은 “못을 사용하지 않고 발판의 양쪽 끝 부분에 장방형의 촉을 내어 결합한 형태로 백제의 목재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연대측정 분석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발굴단은 8차 발굴조사 성과에 대해 “공산성 내 왕궁 관련 시설의 확인은 물론, 백제 왕성의 도시구조와 사회상을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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