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결혼식 다녀온 후 投身
라면 살 돈도 없어 굶다가…
실업 늘고 취업은 줄어들어
자살이 30代 사망 원인 1위
“좌절할 위험성 가장 큰 시기”
오랫동안 취업하지 못한 30대 남성이 신변을 비관해 노모가 보는 앞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장기실업 상태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30대가 숨진 지 3주 만에 발견되는 등 30대 장기실업자들의 사회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10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2시 30분쯤 강서구 한 아파트 8층에서 A(38) 씨가 노모와 산책을 다녀온 뒤 베란다에서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오랫동안 취업하지 못해 노모의 집에 얹혀살았고, 이웃과의 교류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들은 “며칠 전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온 뒤 극도로 우울감에 시달려 왔다”며 “A 씨가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는 것을 발견해 노모가 혼신의 힘을 다해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따로 지병이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전력은 없었다”며 “오랜 취업실패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장기 실업상태에서 홀로 반지하 방에 살던 30대가 숨진 지 3주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28일 오후 10시쯤 영등포구 한 다세대주택에 살던 B(39)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 씨는 발견 당시 몸무게가 20㎏밖에 되지 않을 만큼 마른 상태였다. B 씨의 일기장에는 “장사를 해서 빚도 갚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은데 할 수가 없다”며 “라면 살 돈도 없어 더 이상 살다가는 범죄자가 될 것 같다”고 생활고를 호소하기도 했다. 당시 B 씨의 방에서는 약 250만 원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통지서와 13만 원의 도시가스 미납요금서, 32만 원의 통신비 미납통지서 등이 발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실업자 수는 2012년 17만7000명에서 2014년 18만3000명으로 늘었으며, 30대 취업자는 같은 기간 575만6000명에서 571만4000명으로 감소했다.
30대의 자살률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통계청의 ‘2014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사망자의 36.9%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인구 10만 명당 27.9명이 자살로 사망한 것이다. 2004년에는 30대 인구 10만 명당 20.6명이 자살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 2014년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 ‘자살 충동’을 경험한 30대는 응답자의 7.6%로, 이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2%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청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 관계자는 “20대와 달리 30대는 취업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갖기 더 어렵다”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기회가 점차 더 줄기 때문에,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좌절에 빠지기 더욱 쉬운 시기”라고 말했다.
김다영·윤정선 기자 dayoung817@munhwa.com
라면 살 돈도 없어 굶다가…
실업 늘고 취업은 줄어들어
자살이 30代 사망 원인 1위
“좌절할 위험성 가장 큰 시기”
오랫동안 취업하지 못한 30대 남성이 신변을 비관해 노모가 보는 앞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장기실업 상태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30대가 숨진 지 3주 만에 발견되는 등 30대 장기실업자들의 사회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10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2시 30분쯤 강서구 한 아파트 8층에서 A(38) 씨가 노모와 산책을 다녀온 뒤 베란다에서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오랫동안 취업하지 못해 노모의 집에 얹혀살았고, 이웃과의 교류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들은 “며칠 전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온 뒤 극도로 우울감에 시달려 왔다”며 “A 씨가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는 것을 발견해 노모가 혼신의 힘을 다해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따로 지병이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전력은 없었다”며 “오랜 취업실패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장기 실업상태에서 홀로 반지하 방에 살던 30대가 숨진 지 3주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28일 오후 10시쯤 영등포구 한 다세대주택에 살던 B(39)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 씨는 발견 당시 몸무게가 20㎏밖에 되지 않을 만큼 마른 상태였다. B 씨의 일기장에는 “장사를 해서 빚도 갚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은데 할 수가 없다”며 “라면 살 돈도 없어 더 이상 살다가는 범죄자가 될 것 같다”고 생활고를 호소하기도 했다. 당시 B 씨의 방에서는 약 250만 원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통지서와 13만 원의 도시가스 미납요금서, 32만 원의 통신비 미납통지서 등이 발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실업자 수는 2012년 17만7000명에서 2014년 18만3000명으로 늘었으며, 30대 취업자는 같은 기간 575만6000명에서 571만4000명으로 감소했다.
30대의 자살률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통계청의 ‘2014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사망자의 36.9%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인구 10만 명당 27.9명이 자살로 사망한 것이다. 2004년에는 30대 인구 10만 명당 20.6명이 자살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 2014년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 ‘자살 충동’을 경험한 30대는 응답자의 7.6%로, 이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2%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청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 관계자는 “20대와 달리 30대는 취업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갖기 더 어렵다”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기회가 점차 더 줄기 때문에,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좌절에 빠지기 더욱 쉬운 시기”라고 말했다.
김다영·윤정선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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