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폭력시위의 심각성에 대해 사법부가 인식을 새로이 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다행이다. 대법원 양형(量刑)위원회는 9일 내년 4월 말 이후로 계획했던 공무집행방해범죄 양형기준의 수정 작업을 앞당겨 즉시 착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법원이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양형위 제69차 회의를 안내했지만 이 안건은 열거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공무방해범죄의 양형기준 강화를 서두르기로 한 것은 민노총이 주도한 11·14 폭력시위류의 법치 조롱에 대한 사회적 공분(公憤)의 반영으로 비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2는 양형위 설치 목적으로 맨 먼저 ‘국민의 건전한 상식’을 들고 있다.

공무방해범죄의 적나라한 사례는 집회시위대의 경찰관 폭행이다. ‘매맞는 경찰’은 법치의 붕괴를 상징한다. 시위 현장에서 쇠파이프 등으로 경찰을 공격해 부상케 한 특수공무방해치상죄의 경우, 형법 제144조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며, 벌금형은 규정하지도 않고 있다. 그러나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3년간 이 혐의로 1심에서 유죄 선고된 피고인 가운데 실형(實刑)은 33.8%에 그쳤다. 이처럼 물러터진 처벌 수위는 2010년 이래 5년간의 집회시위사범 1909명 가운데 겨우 4명이 실형 선고됐을 뿐이라는 집계와 맞물려 사법부의 ‘빗나간 온정주의’를 말해준다. ‘불법 편드는 사법’이라는 핀잔까지 들을 정도다.

더욱이 불법·폭력시위 와중에 진압 경찰관이 일부 법률가단체가 가세한 시위대 측에 의해 불법체포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더러는 가해자가 돼 배상 책임까지 져야 하는 반(反)법치의 참담함을 감안하면 공무방해죄 처벌기준 강화는 당연하다. 민주사회에서 법치에 저항하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은 ‘방어 민주주의’의 최소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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