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임대주택법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10년 공공임대(분양전환) 아파트 입주자들의 하소연이 잇따랐습니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분양전환가(매입가)를 입주 당시 계약인 ‘감정가 이하’가 아닌 ‘감정가+건설원가’로 계산해 나눈 값으로 하자는 안이었지만 부결됐지요. 애지중지하던 청약통장까지 써서 10년 공공임대에 들어가 꼬박꼬박 임차료를 내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분양전환을 기대해 온 이들에게는 ‘허탈’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10년 공공임대는 국민주택기금이나 국가 재정 지원을 받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 민간회사 등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입니다. 임대기간은 10년이지만 2009년 2월 법이 개정돼 5년이 지나면 분양전환 받을 수 있도록 했지요.

문제는 10년 공공임대와 5년 공공임대 입주자들의 분양전환 가격 책정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5년 공공임대는 건설원가와 감정평가액의 중간값에서 분양전환가를 산정하는데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가는 ‘감정가격 이하’로 정해져 있지요. 물론 10년 임대주택 입주자들은 계약 당시 이런 조건을 알고 계약했겠지만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단초가 숨어 있는 것이죠. 현행 분양전환가 산정 방식이 임대사업자에게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5년과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가격 산정 방법이 다른 이유는 장기간에 상대적으로 싼 임차료를 내고 사는 데다 임대주택 사업자의 리스크(위험)를 감안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합니다. 일부이긴 하나 85㎡ 이상 공공임대 분양 전환 시 발생하는 차익 문제도 거론하고 있지요. 또 감정평가 시에도 현재 시세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고려해 분양전환가를 산정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국토부의 설명에도 불구, 10년 공공임대 입주자들은 ‘생존’ 문제로 접근하고 있지요. 청약통장 소멸로 다른 아파트를 분양받을 기회가 사실상 없어지고 10년간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등 재산권 행사 불이익이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 판교신도시 한 50대 직장인은 15년간 부은 청약저축 통장을 써서 입주해 그동안 임차해 살면서 내 집 마련 꿈을 키워왔는데 감정가대로 분양전환을 받으라고 한 것은 ‘너무 억울한 일’이라고 분개했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은 서민 주거 안정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5년 이상 혹은 10년 동안 살다가 집(입주 중인 공공임대)에서 나오는 고통 없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합리적인 분양전환 기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국토부와 사업자는 10년 임대주택 입주자의 고통과 재산권 행사 기회 상실에 따른 불이익을 차단하고 지속가능한 임대주택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입니다.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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