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예측 기관들이 내놓은 2016년 경제 전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탈동조화(decoupling)’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저성장, 저금리, 저소비의 ‘뉴노멀(신질서)’이 심화하면서 예전에 유효했던 현상 분석이나 믿음들이 모조리 흔들릴 것이란다.
주도적 흐름에 동조했던 세계 경제는 복합적 경향을 보이고, 분업적인 글로벌 부가가치 생산 구조가 빠르게 재편된다. 한 나라 경제 안에서도 자산 가치가 오르는데 소비는 늘지 않고, 금리가 오르는데 금값이 덩달아 오를 수도 있다. 자본의 이동과 시장의 원리가 예전의 패턴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혹자는 이를 ‘익숙했던 것들과의 이별’이라고 표현한다. 이 모든 게 저성장에서 비롯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보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2000∼2007년 4.5%였고, 2010년에는 5.4%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2011년 4.2%로 낮아지더니 2012∼2014년은 3.3%로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애초 큰 폭의 반등을 예상했지만, 3%를 밑돌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 재정 취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장 모멘텀이 약화한 구조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 와중에 세계 경제를 이끄는 두 엔진(G2), 미국과 중국이 엇갈린 길에 들어섰다. 한쪽은 회복, 다른 쪽은 둔화다. 미국의 성장률은 2013년 1.5%로 바닥을 찍은 후 2014년 2.4%로 상승했고, 올해는 2.6%가 될 것으로 IMF는 예상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올해 6.9%로 목표치 7%를 밑돌고, 2016년 6.5%, 2017년 6.3%로 전망되고 있다.
두 거대시장에서 나타나는 실물경제의 탈(脫)동조화는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중국의 불안은 곧 ‘글로벌 리스크’다.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의 금융시장을 흔들고, 급기야 일부 국가들의 경제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이 12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서면, 유럽의 금리 인하가 동시에 진행되는 세계 금융시장의 탈동조화도 곳곳에서 혼란상을 연출할 것이다. 물론 중국의 경착륙을 내다보는 의견은 소수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지속할 것이고, 서비스업의 성장이 제조업 부진을 상쇄하면서 고속 성장은 아니더라도 중속 성장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역시 자국 기업들이 강(强) 달러 속에 실적 부진을 겪는 역풍을 몰고 올 경우 전혀 다른 방향의 선택지를 받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뉴노멀의 대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건 우리의 시장뿐만 아니라 정책 당국도 그간의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전통적 재정·통화정책 수단으론 탈동조화 시대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벌써 반짝 효과를 봤다는 돈 풀기는 소비절벽의 우려를 낳고 있고, 금리 인하는 가계와 기업 부채만 늘어난 현실에 직면해 있다.
경기 부양에도 과거와의 탈동조화가 필요하다. 경기란 좋다가도 나빠지고 하는 것 아니냐고 경기순환을 운운할 때가 아니다. 세계적 장기 저성장의 흐름을 짧게는 3∼4년, 길게는 20년까지 예상하는 학자도 있다. 막연히 ‘내년엔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게 가장 위험한 때다.
osh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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