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바게닝 일상적·휴대전화 감청도 활용 지난 1998년 성추문 스캔들로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몰렸다. 미국 하원은 클린턴 대통령의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가 인정된다며 탄핵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듬해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되면서 기소 위기는 넘겼지만, 미국에서 사법방해죄는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정도로 중(重)범죄에 해당된다. 미국 상원에서는 사법방해죄에 대한 탄핵 찬성이 50표로 위증죄에 대한 탄핵 찬성 45표보다 5표가 더 많았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조사에서 참모들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회유한 혐의를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사기관이나 일반 행정관청에서 고의로 허위 진술을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할 것을 회유하면 처벌받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이 일상적인 수사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월드컴의 110억 달러의 회계부정 사건은 재무담당 임원이 수사기관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적발됐다. 최고경영자 버나드 에버스는 25년형을 선고받았지만, 회계부정을 수사기관에서 증언한 재무담당 임원 스콧 설리번은 플리바게닝으로 불과 5년형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특히 기업의 주요 범죄를 밝히기 위해서 플리바게닝이 자주 활용되고 있다. 미국은 마약, 부패 사건 등에서 휴대전화 감청도 활용하고 있다. 미국 당국이 2014년 2월 세계 최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을 체포하는 데는 휴대전화 감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스만은 2001년 세탁물 바구니에 숨어 탈옥한 뒤 13년 동안 추적을 피해 왔지만, 미 수사당국은 마약 조직원들에게서 압수한 휴대전화 감청을 통해 구스만의 은신처를 찾아냈다.

미국에서는 함정수사를 활용한 증거 수집도 인정하고 있다. 2012년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시 시장은 시 소유의 땅을 헐값으로 팔고 뇌물을 받은 사실이 함정수사에 의해 드러났다. 미 수사당국은 정보원 2명을 고용해 2년에 걸쳐 함정수사를 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위장회사를 통한 수사 기법도 등장하고 있다. 뇌물이나 탈세 수사를 위해 수사기관이 회사를 차려놓고 각종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관련기사

김병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