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검찰 고위직 제언

“특수부로는 큰수사 못해”
“권력에 부담스러운 사건
리더십 발휘에 제약 있어”


최근 검찰의 주요 수사가 연이어 난항을 겪으면서 전직 검찰 고위직 인사들 사이에서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같은 수사 조직이 부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종빈 전 검찰총장은 11일 “이전에는 총장 지휘하에 일사불란하게 수사가 진행됐는데 최근에는 과거와 같은 집중력이 사라졌다”며 “중수부와 같은 총장 직속의 수사 체계를 갖춰야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중수부의 경우 주요 사건에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검사 수십 명을 한꺼번에 투입할 수 있었지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체제는 이 같은 효율적인 인력 동원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은 “수사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며 “체계적인 수사 기법이 전수돼야 하는데 지금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체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전 고검장은 “지금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이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계속 나오게 될 것”이라며 “특수부 체제로는 규모가 큰 수사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수사 인력의 배출 등을 위해서도 중수부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검 중수부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지금의 서울중앙지검 수사 체제가 정치권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임기가 있는 총장은 권력에 부담스러운 사건이라도 ‘내가 앞장설 테니 따라와 달라’고 검사들에게 말할 수 있지만, 다음에 총장 후보가 되는 서울중앙지검장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약 200명의 검사를 지휘해야 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개별 사건을 꼼꼼히 챙기기 쉽지 않고, 검찰총장 등 더 높은 자리에 욕심을 낸다면 정치권에 오히려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전직 검찰 고위 인사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역할도 주문했다. 김 전 총장은 “중수부는 정치권과 재벌을 수사하기 위한 조직으로 서민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며 “정치권이 자신들을 괴롭히는 조직을 없앴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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