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 준비를 위해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귀가중이던 30세 여성을 횡단보도에서 치어 숨지게 한 음주뺑소니 차량 운전자에 대해 법원이 두차례나 연속 구속영장을 기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의정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류혁)는 음주·신호위반·뺑소니 혐의(특가법상 도주차량)로 지난 9일 골프강사 김모(3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세번째 청구했다고 11일 밝혔다.

음주전과 2범의 김씨는 지난 7월27일 오후 11시55분쯤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A(30·여)씨를 자신의 BMW차량으로 들이받고 별다른 구호조치도 없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뒤 방치됐던 A씨는 결국 숨졌다.

A씨의 어머니는 김씨와의 합의를 원치 않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법원은 두 차례나 영장을 기각했다.

조희찬 판사는 지난 10월5일 “피의자가 자백했고, 직업이 일정하며, 사고 발생 1시간30분 만에 자수했고, 피해자의 아버지가 보험금 2억8000만원 중 1억4000만원을 수령해 합의를 다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검찰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는 이혼 후 숨진 딸과 함께 살지 않았으며 자신이 거주하는 제주도에서 올라와 보험금만 수령한 뒤 다시 제주도로 내려갔다.

A씨를 혼자 양육해온 어머니는 보험금 1억4000만원 수령을 거부하고 있으며 ‘딸을 양육하지 않은 남편이 임의로 보험금을 수령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검찰은 검찰시민위원회 9명 전원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11월4일 영장을 재청구했으나, 다음날 법원은 영장을 또 다시 기각했다.

이승엽 판사는 “사정이 변경 없고,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피의자가 도망갈 염려가 없으며, 피의자를 법정에 세운 뒤 재판에서 구속에 상당하는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재판에서 구금 여부를 판단해야 된다고 본다”고 두 번째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구속하지 않고 판결로 구속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각사유는 수사단계의 구속제도를 전면 부인하는 것”이라며 “법관이 무오류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지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검찰시민위원회 관계자는 “상습음주운전자의 뺑소니로 장래가 촉망되는 여성이 숨졌는데 구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시민위원회 전원의 의견을 받아들인 후 “범죄사안이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높다”며 영장을 재재청구했다.

의정부=오명근 기자 o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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