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교권 침해’ 현황 자료… 최근 5년 342건
학생 “선생님과 자보고 싶다”
女선생님 반성문 쓰라 하자
“장난인데 어떠냐…” 답변
학부모는 “미혼이라 민감”
의무교육 초·중생 퇴학 불가
학교 “징계땐 이미지 나빠져”
마땅한 대처 없어 쉬쉬 급급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여교사 A 씨는 지난 11월 교실에서 남학생들끼리 하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한 남학생이 “너 선생님(A 교사)과 잠자리를 가져 본 적 있느냐. 자보고 싶지 않냐”는 말을 하며 웃고 떠들었던 것. A 씨는 해당 남학생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했지만 “장난인데 어떠냐”는 태도에 깜짝 놀랐다. 한술 더 떠 A 학생의 어머니는 사건 당일 전화를 걸어와 “선생님이 미혼이라 민감한 것 같다”고 해서 A 씨를 더 황당하게 했다. A 씨는 “수업할 때마다 그 학생이 나를 성희롱했던 게 떠올라 괴롭다”며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역의 한 중학교 여교사 B 씨는 지난해 자신이 가르치는 3학년 남학생으로부터 “우리가 체육 수업하는 것을 보면 선생님이 굉장히 흥분될 테니 속옷을 더 챙겨둬야 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B 씨는 “그 순간 너무 당황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측에 상담을 의뢰했다.
교권 추락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 내 여교사를 상대로 한 학생들의 성희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교육부와 교총 등의 교권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교사를 상대로 한 학생들의 성희롱은 80건이나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62건보다 18건 증가한 것이다. 2009년부터 5년 동안 교사가 학생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례는 모두 342건이나 됐다. 실제 모 광역자치단체의 한 고교에서는 매점에 교사 실명과 함께 가슴이 작다는 등의 성희롱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성희롱이 심각하지만, 학교 분위기상 문제로 불거지는 것을 꺼리는 데다 이를 원만하게 처리하려는 경향이 강해 적절한 조치를 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A 씨는 “동료 교사들한테 이 사실을 알렸으나 학교 이미지가 나빠지고 학부모와의 관계도 악화된다며 참으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교사에 의한 학생 성희롱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다양한 구제 수단이 있지만, 학생에 의한 교사 성희롱은 별다른 구제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장은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소송할 수는 있지만 사법 절차를 밟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퇴학처분이 불가능해 학생이 전학을 거부할 경우 교사가 그냥 참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女선생님 반성문 쓰라 하자
“장난인데 어떠냐…” 답변
학부모는 “미혼이라 민감”
의무교육 초·중생 퇴학 불가
학교 “징계땐 이미지 나빠져”
마땅한 대처 없어 쉬쉬 급급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여교사 A 씨는 지난 11월 교실에서 남학생들끼리 하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한 남학생이 “너 선생님(A 교사)과 잠자리를 가져 본 적 있느냐. 자보고 싶지 않냐”는 말을 하며 웃고 떠들었던 것. A 씨는 해당 남학생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했지만 “장난인데 어떠냐”는 태도에 깜짝 놀랐다. 한술 더 떠 A 학생의 어머니는 사건 당일 전화를 걸어와 “선생님이 미혼이라 민감한 것 같다”고 해서 A 씨를 더 황당하게 했다. A 씨는 “수업할 때마다 그 학생이 나를 성희롱했던 게 떠올라 괴롭다”며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역의 한 중학교 여교사 B 씨는 지난해 자신이 가르치는 3학년 남학생으로부터 “우리가 체육 수업하는 것을 보면 선생님이 굉장히 흥분될 테니 속옷을 더 챙겨둬야 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B 씨는 “그 순간 너무 당황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측에 상담을 의뢰했다.
교권 추락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 내 여교사를 상대로 한 학생들의 성희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교육부와 교총 등의 교권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교사를 상대로 한 학생들의 성희롱은 80건이나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62건보다 18건 증가한 것이다. 2009년부터 5년 동안 교사가 학생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례는 모두 342건이나 됐다. 실제 모 광역자치단체의 한 고교에서는 매점에 교사 실명과 함께 가슴이 작다는 등의 성희롱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성희롱이 심각하지만, 학교 분위기상 문제로 불거지는 것을 꺼리는 데다 이를 원만하게 처리하려는 경향이 강해 적절한 조치를 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A 씨는 “동료 교사들한테 이 사실을 알렸으나 학교 이미지가 나빠지고 학부모와의 관계도 악화된다며 참으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교사에 의한 학생 성희롱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다양한 구제 수단이 있지만, 학생에 의한 교사 성희롱은 별다른 구제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장은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소송할 수는 있지만 사법 절차를 밟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퇴학처분이 불가능해 학생이 전학을 거부할 경우 교사가 그냥 참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